도요타그룹이 그룹의 모태인 도요타산업의 비상장화를 통해 지주회사 체제로의 통합과 구조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창업주 도요타 사키치가 1896년 발명한 목철 복합 동력직기다. (도요타)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도요타그룹이 도요타산업(Toyota Industries Corporation)의 비상장화를 추진하며 그룹 내 수직 계열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도요타산업은 '일본의 에디슨'으로 불렸던 창업주 도요타 사키치(Sakichi Toyoda)가 섬유 산업 자동화를 위해 발명한 자동직기로 출발한 도요타그룹의 시작이자 전신인 기업이다.
도요타의 도요타산업 비상장화 추진은 단순한 지분 정리를 넘어 지주회사 체제로의 통합과 구조 재편을 통해 모빌리티 기업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도요타자동차는 3일, 도요타부동산을 중심으로 도요타산업의 주식 공개매수에 나서 비상장사로 전환하고, 덴소(DENSO), 아이신(AISIN), 도요타통상 등 주요 계열사가 보유한 지분도 함께 정리한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에는 도요타부동산이 약 1800억 엔(약 1조 7000억 원)을 투자하며, 아키오 도요다 회장도 10억 엔을 직접 출자한다. 도요타자동차는 의결권 없는 우선주 형태로 약 7000억 엔 규모의 지분을 추가 투자할 예정이다.
1926년 도요타 사키치의 자동직기 발명에서 출발한 도요타산업은 도요타그룹의 뿌리와도 같은 존재다. 현재는 포크리프트를 포함한 물류장비, 친환경 파워트레인, 물류 관리 소프트웨어 등을 주력으로 하며, 그룹 내 ‘물류(Things)’ 부문을 전담하는 핵심 자회사다.
도요타그룹이 추구하는 미래 모빌리티 비전은 사람(People), 정보(Data), 에너지(Energy), 사물(Things)의 이동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이번 인수는 그 중 ‘물류’ 영역을 담당하는 도요타산업을 그룹 내부로 편입해, 자율화·전동화·디지털화 역량을 공유하고 통합하려는 시도의 일환이다.
이번 민영화는 단순한 인수합병을 넘어, 그룹 차원의 자본구조 재편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도요타자동차와 주요 계열사는 도요타산업 보유 지분을 매각하고, 도요타산업이 보유한 자사주도 다시 매입해 상호 간의 교차지분 관계를 정리하게 된다. 이는 도요타그룹이 2023년부터 추진해 온 ‘자본 최적화 전략’의 연장선으로, 중복 지배구조 해소와 자본 효율성 제고가 핵심이다.
도요타는 이 같은 구조 개편을 통해, 단기 실적에 얽매이지 않고 그룹 전략에 따라 장기적인 투자와 기술 개발, 내부 협업을 더욱 유연하게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비상장사로 전환된 도요타산업은 시장의 단기 수익 압박에서 벗어나 그룹 내 전략 중심 역할을 강화하고, 인력 및 기술의 통합 운영에 있어 더 큰 유연성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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