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accessaa.co.uk]
스웨덴 출신의 전설적인 그룹 ABBA의 멤버 뵈른 울바에우스가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또 한 번 음악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올해 80세인 그는 인공지능(AI)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뮤지컬을 집필 중이라고 밝혔다. 버라이어티지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울바에우스는 SXSW 런던 행사에서 “현재 AI의 도움을 받아 뮤지컬을 쓰고 있으며, 전체 작업의 4분의 3 정도가 완료된 상태”라고 전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ABBA의 아바타 콘서트 ‘보야지(Voyage)’의 성공 이후, 뮤지컬의 경계를 확장하려는 그의 최신 실험이다.
[출처 : 울바에우스 페이스북]
그는 AI를 많은 음악 업계 베테랑들이 두려워하는 ‘위협’이 아닌, 강력한 창작 파트너로 보고 있다. “정말 환상적이다. 아주 훌륭한 도구다”라며 “마치 참고 자료가 엄청난 또 다른 작곡가가 방 안에 있는 느낌이다. 내 생각을 확장해주는 존재이며, 내가 떠올리지 못한 것들에 접근하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현재 국제작곡가작사가연맹(CISAC)에서도 활동 중인 울바에우스는 AI의 한계도 냉정하게 바라본다. 그는 “AI는 전체 곡을 쓰는 데는 형편없고, 가사도 매우 서툴다”고 평가하면서도, 창작이 막힐 때는 놀라운 영감을 준다고 강조했다.
“내가 쓴 가사로 시작해 스타일을 지정하면, AI는 종종 엉뚱한 결과를 내놓지만 가끔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만드는 무언가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버라이어티지에 따르면 AI에 대한 이러한 실험적 접근은 울바에우스가 오랫동안 추구해온 기술 혁신에 대한 집념과 맞닿아 있다.
[출처 : abbasite.com]
그는 ABBA 시절 동료 벤뉘 안데르손과 함께 미니무그(Minimoog) 신디사이저를 가장 먼저 도입하거나 디지털 녹음 장비를 선도적으로 사용했던 경험을 회상했다. “우리는 늘 새로운 소리를 추적했다. ‘이건 어떻게 만든 거지?’ 싶으면 바로 장비를 구입했다”고 말했다.
이번 AI 뮤지컬 프로젝트는 울바에우스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참여 중인 팝하우스 엔터테인먼트의 일환이다. 이 회사는 ABBA 보야지를 제작한 곳으로, 최근에는 전설적인 아티스트들의 음원 저작권을 확보하며 새로운 기술로 음악 유산을 재해석하려는 창의적 허브로 거듭나고 있다.
AI를 적극 활용하면서도 그는 디지털 시대 예술가들의 권리를 수호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CISAC에서 그는 AI 음악 생성 시스템이 원작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하는 만큼, 이에 상응하는 저작권료가 지급돼야 한다는 입장을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AI 모델은 우리가 쓴 노래 없이는 존재할 수 없었다”며, 스트리밍 서비스처럼 사용료의 일부가 원작자에게 돌아가는 구조를 AI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출처 : 음악 리뷰 유튜버 'Rick Beato' 채널 중 ABBA Interview]
버라이어티지에 따르면 이번 AI 뮤지컬은 울바에우스가 오랜 세월 이어온 음악 속 ‘이야기’에 대한 집착을 이어가는 작업이다. 그는 ABBA 시절부터 ‘사랑해’라는 단순한 노래보다, 스토리가 있는 곡을 써야 했다고 회상한다. “‘뭔가 이야기’를 전하는 게 항상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기술에 대한 끝없는 호기심과 서사 중심의 창작 철학은 그를 AI 음악 혁신의 최전선에 세우고 있다. 많은 예술가들이 인공지능에 경계심을 갖는 반면, 울바에우스는 그것을 자신의 창작 여정의 또 다른 진화로 받아들이고 있다.
“나는 매일 아침 궁금한 마음으로 눈을 뜬다”며, ABBA 전성기 이후에도 창작을 멈추지 않은 원동력을 이렇게 설명했다. “모든 것은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자 하는 갈망에서 비롯된 것이죠.”
글 / 홍정민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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