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신형 모델 S와 모델 X를 출시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사라진 혁신에 고작 8마일 늘어난 주행 거리를 이유로 5000달러나 인상된 가격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테슬라)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테슬라가 브랜드의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한 모델 S와 모델 X의 새로운 버전을 출시했다. 시장 반응은 냉담하다. 새로울 것 없는 사양, 사라진 혁신, 경쟁차보다 뒤처지는 디지털 기술 등으로 기대에 부풀었던 소비자들의 비난만 커지고 있다.
신형이라고는 하지만 모델 S와 모델 X는 육안으로 알아채기 어려운 정도의 미묘한 변화에 그쳤다. 범퍼 디자인, 실내 조명, 소음 차단, 서스펜션 개선 등 일부 변경이 있긴 했지만 일반적인 부분변경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미세한 변화에 그쳤다.
테슬라의 열광적 팬들이 가장 기대한 800V 고전압 아키텍처, 무선 조향(Steer-by-Wire), 대용량 배터리 등의 '혁신'은 포함하지 않았다. 모델 S의 주행 가능 거리는 고작 410마일로, 기존 402마일에서 고작 8마일 늘어난 수준이다. 그러나 가격은 5000달러(약 682만 원)나 인상됐다.
가격 인상으로 모델 S는 8만 4990달러, 모델 X는 8만 9990달러부터 시작한다. 500마일 이상을 달릴 수 있는 루시드 에어, 20분 이내 고속 충전이 가능한 기아 EV9 GT와 현대 아이오닉 5는 모델 S·모델X보다 절반 가까운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지금의 모델 S· 모델X가 과거의 이름값에 취해 혁신을 포기하는 사이 경쟁사들은 전기차 특유의 고급 감성과 최첨단 기술, 빠른 충전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테슬라 이상의 상품성을 갖추기 시작했다.
신형 모델 X 관련 기사에는 “제발 리비안, 루시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 기아 EV9이 하는 걸 보고 좀 배우라”며 “소비자들은 더 긴 주행거리와 첨단 기술을 갖춘 진짜 3열 SUV를 원한다. 모델 X는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 일론 머스크 CEO가 자동차보다는 인공지능에 주력한 때문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그러나 자동차 부문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절대 우위라 보기 어려운 자율주행 기술만으로는 팬들의 이탈을 막지 못할 전망이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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