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게임을 클릭 한 번만으로 만날 수 있는 스팀을 모르는 게이머는 이제 많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PC로 게임을 즐기려면 스팀은 이제 필수인 시대가 됐죠. 스팀은 게임을 만날 수 있는 배포 역할과 동시에 게이머 커뮤니티 등으로도 훌륭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스팀에서 또 재미있는 부분은 게임을 직접 구매한 이용자들이 게임에 대해 평가하는 시스템인데요. 게임 상점 페이지에서는 이용자의 추천 비율에 따라 압도적으로 긍정적, 매우 긍정적, 긍정적이나 반대로 복합적이나, 부정적 등의 평가를 확인할 수 있죠. 이용자들마다 평가 기준은 다르지만, 많은 이용자의 평가가 더해지면서 아주 마니악한 한 게임이 아니라면 이용자 평가를 보고 대략적으로 게임의 수준을 파악할 수 있게 되죠.
오늘은 스팀에서 만날 수 있었거나 만날 수 있는 게임 중에 이용자들의 게임에 대한 평가가 좋지 못해서 스팀을 다른 의미로 화려하게 장식한 게임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남들이 하지 말라고 했던 게임에는 어떤 이유들이 숨어 있었는지 함께 살펴보시죠.

아마 스팀 역사상 최악의 평가 게임을 꼽자고 하면 우리나라의 밸로프가 2023년 1월 선보인 ‘O2Jam Online(오투잼 온라인)’을 꼽을 수 있으리라 봅니다. 2000년대 초반을 장식한 리듬 액션 장르 온라인 게임 ‘오투잼’이 다시 PC로 돌아온 작품으로, 당시 게임을 추억하는 게이머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었죠.
하지만, 게임은 모바일 버전이었던 ‘오투잼 - 뮤직& 게임’을 바탕으로 PC로 이식하면서 일부 콘텐츠를 변경한 수준이었습니다. 기대 이하의 모습에 많은 이용자들이 실망했고, 게임은 정식 출시 직후부터 추천 비율이 겨우 7%에 불과해 스팀 평가 부정적을 시작으로 출시가 약 일주일 정도 지난 시점에는 추천 비율이 단 3%에 불과했습니다. 압도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죠.

게임은 리듬액션 게임이지만 플레이가 불가능할 정도로 싱크가 어긋나는 등의 각종 버그를 비롯해 몇 페이지는 써 내려갈 수 있는 각종 버그가 난무했고, 처참한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월정액 모델을 도입한 것도 이용자들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었죠. 심지어 월정액이 매일 청구되는 버그가 나오기도 했고요.
결국 게임은 출시된 해 11월 서비스가 종료되고 말았습니다. 밸로프는 2024년 자체 플랫폼을 통해 ‘오투잼 리믹스’라는 게임을 다시 출시하면서 명예 회복에 나서는 듯했으나 ‘오투잼 리믹스’마저 오는 6월 11일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있죠.

2021년 12월 출시된 삼국살(三国杀)이라는 게임도 빼놓을 수 없는 부정 평가의 대표작입니다. 이 게임은 삼국지를 배경으로 하는 카드 배틀 게임인데요. 동명의 오프라인 카드 배틀 게임이 중국에서 큰 사랑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당연히 게임은 오프라인 카드 배틀 게임이 가진 기본적인 게임 모드는 물론 스토리 기반 PvE나 로그라이트 형태의 콘텐츠도 준비해 이용자들이 다양한 재미를 즐길 수 있게 만들었죠.
하지만 이용자들의 평가는 냉담했습니다. 특히 중국의 게임 이용자들이 엄청난 비추천 세례를 퍼부었습니다. 무료로 받아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이지만, 게임의 과금 유도가 지나치게 심각하다는 반응이었죠. 여기에 밸런스도 완전히 무너져서 돈을 쓰지 않으면 경쟁이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이 게임은 지금도 스팀에서 만날 수 있는데요. 무려 6만 개가 넘는 리뷰가 달려있으며, 현재도 추천 비율이 10% 수준에 불과한 압도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죠. 특정 게임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늘어나 삼국살의 명성(?)을 위협하면 많은 게이머들이 몰려가 다시 비추천 세례를 퍼부어 지속해서 최악의 명성을 유지할 수 있게 만들어주고 있는 모습입니다.

2011년 12월 출시된 ‘플랫아웃 3: 카오스& 디스트럭션’도 빼놓으면 아쉬운 작품입니다. 이 게임은 고속 경주를 즐기면서 상대의 차를 들이받아 공중으로 날려버리고 경주를 엉망진창으로 만드는 물리 기반 충돌이 특징인 레이싱 게임입니다.
전작인 ‘플랫아웃 2’는 이용자들의 엄청난 호평을 받으며 명작 반열에 올랐을 정도죠. 2편의 스팀 이용자 평가는 25년 5월 기준으로 무려 96%의 이용자가 추천한 압도적으로 긍정적인 모습이죠.

하지만, 새롭게 등장한 ‘플랫아웃 3: 카오스& 디스트럭션’이 시리즈의 명성을 한순간에 무너뜨리고 말았습니다. 오히려 전작보다 퇴보한 느낌을 전해주는 조악한 그래픽을 시작으로 충돌과 파괴의 묘미를 살리지 못한 물리 엔진과 각종 버그까지 발생해 이용자들을 실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부분에서 완성도가 떨어진 ‘플랫아웃 3: 카오스& 디스트럭션’은 추천 비율이 17%에 불과한 압도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받게 됐죠.

철권 8의 스팀 평가는 상당히 재미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24년 1월 출시 당시에는 90% 정도 이용자가 게임을 추천했지만, 25년 5월에는 54%로 복합적, 최근 한 달 평가는 대체로 부정적으로 추천 비율이 33% 정도에 불과하죠. 그나마 이 정도 수치도 최근 회복한 것으로 한때는 이용자 추천 비율이 한 자리 숫자에 불과했습니다.
철권 8이 이처럼 부정적인 평가를 받은 이유는 새로운 시즌에 돌입하며 밸런스 조절에 완전히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철권 8은 시즌2를 시작하며 다양한 변경점을 적용했는데요 이는 게임을 완전히 망치고 말았습니다. 격투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마저 고수의 자리로 등극하게 만든 잭-8의 건강 박수나 안나의 버그 등으로 이용자 불만이 하늘을 찔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심각한 문제에도 철권의 개발진은 문제 수정을 2주나 넘어서 진행할 정도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지금은 많은 문제를 수정했지만, 한 번 마음이 떠난 이용자들의 마음을 완전히 돌리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많은 게임을 만날 수 있는 스팀에는 당연히 오늘 소개한 게임 외에도 압도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게임이 수두룩합니다. 1년에 1만 개의 게임이 넘게 출시되는 플랫폼인 만큼 당연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왕이면 재미있고 좋은 게임을 더 많이 즐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