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플스토리와 로스트아크는 2021년부터 4년간 MMORPG 1위를 두고 엎치락뒤치락 영혼의 대결을 벌였다. 그런데 6월 들어 라이벌 구도에 점점 틈이 벌어졌다. 메이플스토리는 3주 연속 TOP 5를 지켰지만, 로스트아크는 내림세를 타며 이번 주에는 12위까지 내려갔다. 두 게임 간 격차가 이 정도로 벌어진 것은 로스트아크의 2021년 역주행 후 4년 만이다.
로스트아크가 득세했던 2021년과 비교하면 두 게임이 처한 상황 역시 역전됐다. 메이플스토리는 2021년 확률 사건으로 이용자 다수가 이탈한 후 장기간 내실 다지기에 집중했다. 그 과정에서 큐브 유료 판매 중단, 리부트 월드의 일반 월드 전환, 메소 시세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된 일부 보스 결정석의 가격 하향 등 굵직한 이슈가 이어졌다. 이러한 기반에 신규 직업 ‘렌’을 위시한 여름 업데이트가 더해지며 화력이 급격히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로스트아크는 2021년 이후 최악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금강선 전 디렉터에서 전재학 디렉터 체제로 전환된 후 호기롭게 시즌 3에 돌입했으나, 게임에 누적되어 있던 경제 관련 문제가 한 번에 터지며 골드 시세가 크게 내려갔다. ‘수직’을 추구하는 난도 상승 자체는 환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으나, 시작 전에 캐릭터 스펙 일부를 리셋한 것과 레이드에 가기 위한 성장 비용이 증가한 것이 겹치며 많은 유저가 좌절감을 표했다.
로스트아크를 기점으로 국내 게임시장에는 타이틀을 대표하는 디렉터가 온라인 방송으로 소통하며 민심을 살피는 경향이 짙어졌다. 메이플스토리 역시 김창섭 디렉터가 중대 결정에 대한 이유를 수십 차례에 걸쳐 직접 설명하며 유저들의 양해를 구했고, 이를 토대로 민심도 점점 개선됐다. 이러한 의미에서 로스트아크는 오는 21일 결정적인 기회를 맞이한다. 유저 소통 대명사로 손꼽히는 ‘로아온’이다. 전재학 디렉터가 난제를 타계할 특단의 카드를 꺼낼 수 있느냐에 따라 로스트아크의 운명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2편과 디아블로 군단 제쳤다, 패스 오브 엑자일 1편의 귀환
이번 주에는 패스 오브 엑자일이 21위를 기록하며 4개월 만에 재입성했다. 가장 큰 요인은 무려 1년 만에 공개된 신규 리그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 여파로 후속작인 패스 오브 엑자일 2 역시 큰 폭으로 순위가 내려갔고, 직접적인 경쟁작인 디아블로 군단도 와르르 무너졌다. 가장 기세가 좋던 디아블로 2마저 패스 오브 엑자일보다 낮은 순위에 그쳤다.
패스 오브 엑자일은 제작진이 2편 출시에 집중하며 작년 7월 이후 주요 업데이트 없이 침묵을 지켰다. 이후 출시된 패스 오브 엑자일 2는 시장에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으나, 4월에 선보인 신규 리그가 혹평을 면치 못하며 기세가 한풀 꺾였다. 게임 개발사인 그라인딩 기어 게임즈는 1편과 2편을 동시에 서비스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으나, 2편 출시 후 두 게임이 모두 힘을 받지 못했다. 1편의 신규 리그는 ‘용병’을 영입하는 요소로 눈길을 끌고 있다. 1편이 선방하는 동안, 2편이 힘을 축적해 다시금 상위권에 도전해야 한다.
이어서 중위권에서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가 2주 연속 상승하며 22위에 자리했다. 순위는 올랐으나 게임을 둘러싼 상황은 최악이다. 넥슨은 지난 16일에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서비스를 종료하고, 카트라이더 클래식을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게임을 즐기던 유저에게는 날벼락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주요 지표를 살펴보면 서비스 종료가 발표된 시점에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포털 검색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는데, 이는 시장이 받은 충격을 방증한다.
하위권에서는 스텔라 블레이드가 10계단 상승해 39위에 자리했다. 지난 12일에 스팀 버전이 출시되며, 게임에 대한 주목도가 최고조에 도달한 점이 인기 순위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팀 출시 후 판매량 300만 장 달성, 동시 접속자 18만 명 기록 등 흥행 관련 소식이 이번 주 내내 발표되며, 게임에 대한 관심도 길게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스팀을 뒤흔든 한국 게임의 파란이 국내 업계 전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도 유심히 지켜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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