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의 신차 안전 평가 기관 유로 NCAP이 최근 신차 9종에 대한 운전자 보조 시스템 성능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평가 대상은 기아 EV3를 비롯해 ▲포르쉐 마칸 ▲르노 5 ▲토요타 bZ4X ▲마쓰다 CX-80 ▲샤오펑 G9 ▲테슬라 모델 S ▲볼보 EX30 ▲MG ZS 등이다.
가장 높은 등급인 '매우 좋음(Very Good)'을 획득한 차량은 기아 EV3, 포르쉐 마칸, 르노 5, 토요타 bZ4X 등 4종이다. 이들은 운전 보조 기능의 성능과 안전 백업 시스템 간 균형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포르쉐 마칸은 ‘이노드라이브(InnoDrive)’ 시스템으로 보조 기능 부문에서 85%, 안전 백업 부문에서 92%를 기록하며 높은 점수를 받았다. 유로 NCAP은 마칸이 운전자에게 시스템의 한계와 책임을 명확히 안내하고,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를 통해 직관적인 정보 전달을 제공하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마쓰다 CX-80과 샤오펑 G9는 ‘양호(Good)’ 등급을 받았다. 반면, 테슬라 모델 S와 볼보 EX30, MG ZS는 ‘보통(Moderate)’ 등급에 그쳤다.
테슬라 모델 S의 오토파일럿 시스템은 광고에서는 자율주행을 암시하는 반면, 사용 설명서에서는 그 한계를 명확히 밝히는 등 정보 전달에서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또한 운전자가 스티어링 작동을 해제하려 할 경우 차량의 속도가 느려지고 전체 시스템이 자동으로 꺼지는 방식은 실용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이에 따라 보조 기능 지원 용량 항목에서 30%라는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볼보 EX30은 HUD가 없어 운전자가 시스템 정보를 확인하려면 시선을 전방 도로에서 떼야 하며,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뗐을 때 시스템이 작동을 중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경고 기능의 신뢰도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로 NCAP은 운전자 보조 시스템의 효과적인 작동을 위해서는 운전자가 기능의 역할과 한계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관 관계자는 "운전자의 주의력을 유지시키고, 위급 상황 발생 시 즉각적인 개입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번 평가 결과는 점점 더 많은 차량에 운전자 보조 기술이 탑재되고 있으나, 그 실질적 안전성 확보를 위한 설계 개선이 필요함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