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디지털전환(DX) 솔루션 및 양자표준기술 전문기업 SDT(대표 윤지원)가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양재 aT센터에서 열리는 '퀀텀코리아 2025'에 참가해 자체 개발한 극저온 냉각기 ‘크라이오랙(CryoRack)’을 국내 최초로 공개한다고 23일 밝혔다. 양자컴퓨터의 구동을 위해 필수적인 극저온 환경을 구현하는 냉각 시스템을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해, 글로벌 제품들과 정면 경쟁이 가능한 냉각 성능을 확보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SDT는 이번 공개를 통해 기술 국산화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 구도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SDT가 '퀀텀코리아 2025'에서 국내 최초로 자체 제조한 극저온 냉각기 '크라이오랙(CryoRack)'을 공개한다

‘크라이오랙’은 양자컴퓨터용 서버랙이라는 개념으로 설계됐다. 초전도 양자프로세서(QPU)를 절대영도에 가까운 극저온 상태로 냉각해 양자 상태를 유지시켜주는 핵심 인프라로, 일반적인 서버랙이 다양한 전자 부품을 정밀하게 연결하고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것처럼, ‘크라이오랙’은 QPU가 작동하는 10밀리켈빈 이하의 극저온 환경을 안정적으로 달성하는 데 특화되어 있다.

제품의 냉각 성능은 최저 온도 10밀리켈빈, 20밀리켈빈에서 14마이크로와트, 100밀리켈빈에서 200마이크로와트의 쿨링 파워를 제공한다. 이 수치는 초전도 양자컴퓨터를 안정적으로 구동하기 위한 핵심 조건으로 평가된다. 이를 위해 SDT는 글로벌 양자컴퓨팅 전문기업인 애니온테크놀러지스(Anyon Technologies)로부터 50큐비트급 양자컴퓨터용 핵심 냉각 기술(IP)을 이전받아, 이를 바탕으로 자체 생산 체계를 갖췄다.

‘크라이오랙’은 장기적으로 1천 큐비트 이상 대형 양자컴퓨터에 대응할 수 있도록 병렬 확장 가능한 모듈형 구조로 설계되었다. 이에 따라 SDT는 ‘크라이오랙’을 앞세워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 중인 ‘국산 양자컴퓨터 플래그십 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양자 인프라의 국산화를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공개는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던 양자 냉각 인프라의 국산화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SDT는 이미 미래형 데이터센터 및 슈퍼컴퓨팅 환경을 위한 핵심 인프라로 서버용 액침냉각 시스템 ‘아쿠아랙(AquaRack)’을 개발한 바 있다. 이번 ‘크라이오랙’은 이러한 기술력의 연장선에서, 양자컴퓨터 구동에 필수적인 주요 부품을 국내 기술로 생산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구체적으로는 3켈빈 구간까지 예비 냉각을 담당하는 펄스 튜브 크라이오쿨러와 극저온 측정 센서 등 일부 부품을 제외하고, 희석냉동기 프레임 및 플레이트, 희석 냉각 유닛, 측정 및 제어 라인(직류, 고주파), 저온용 필터, 온도 제어 전자장비 등 주요 부품을 모두 자체 기술로 생산하고 있다. 특히, 희석냉동기의 주요 구성품을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설비와 기술 인프라를 확보함으로써, 설계부터 제작, 통합까지 전 과정을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술 자립성을 갖추었다.

윤지원 SDT 대표는 “크라이오랙은 단순 조립으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냉각 성능과 품질을 구현하기 위해 핵심 부품을 직접 설계하고 제작한 결과물”이라며, “초전도 QPU를 사용하는 국내 양자컴퓨터 개발 사업에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SDT는 이번 실물 공개를 통해 글로벌 양자 생태계 내에서 실질적인 ‘Quantum-Grade ODM(Original Design Manufacturer)’ 기업으로의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양자컴퓨터는 일반적으로 QPU, 극저온·진공 환경 장비, 전자 및 광학 계측장비의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되며, 이 중 QPU를 제외한 극저온 및 제어 계측 부문에 대해 SDT가 국내에서 제조할 수 있게 되었다.

‘크라이오랙’은 오는 7월부터 정식 주문 접수에 들어가며, 현재 유럽 소재 양자 소부장 기업과 수출 계약 협상이 진행 중에 있다. 윤 대표는 “현재 양자컴퓨터 산업은 표준화가 부족하고 상호운용성이 떨어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단순한 부품 조립으로는 성능이 보장되지 않는다”며, “SDT는 고성능·고일관성 장비를 고객 맞춤형으로 설계·제작하는 Quantum-Grade ODM 모델을 통해 양자 산업의 품질 기준을 정립하고, 성능 중심의 투명한 가격 체계를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SDT는 이번 전시 기간 동안 ‘크라이오랙’ 외에도 자사의 하이브리드 양자 컴퓨팅 클라우드 서비스 플랫폼 ‘큐레카(QuREKA)’ 체험존을 운영한다. 이 체험존에서는 Jupyter Notebook을 확장한 QubePAD를 통해 양자 근사 최적화 알고리즘(QAOA), 변분 양자 고유값 계산(VQE) 등 양자 알고리즘을 참관객이 직접 실행해볼 수 있도록 했다. 이 외에도 양자 계측·제어 장비, 양자 난수 발생 카메라(QRNG), 양자점 기반 근적외선 카메라(SWIR), 양자 키 분배(QKD), 분산형 온도 센서 시스템(DTS) 등 다양한 양자 기술 기반 장비들의 실시간 시연이 함께 진행된다.

또한 희석 냉동기의 핵심 부품인 희석 유닛(스틸팟, 연속 열 교환기, 단계 열 교환기, 믹싱 챔버)의 실물도 전시해, ‘크라이오랙’의 기술 자립도를 관람객이 현장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준문 기자/jun@newsta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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