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챗GPT 생성 이미지]
영국 공영방송 BBC가 자사 콘텐츠를 무단으로 사용한 혐의로 미국 기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퍼플렉시티(Perplexity)’에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BBC는 해당 기업이 자사 뉴스 콘텐츠를 허가 없이 "거의 그대로" 재생산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BBC는 퍼플렉시티 CEO 아라빈드 스리니바스(Aravind Srinivas)에게 보낸 서한에서, 퍼플렉시티가 BBC의 뉴스 콘텐츠를 무단 수집 및 활용해 자사의 AI 모델에 사용했으며, 이는 영국 내 저작권법과 BBC의 이용 약관을 모두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BBC는 또한 퍼플렉시티 AI가 BBC 콘텐츠를 부정확하게 요약하거나 편향된 방식으로 재구성하고 있으며, 이는 BBC가 지향하는 정확하고 공정한 보도 원칙을 훼손할 뿐 아니라 공영방송에 대한 시청자의 신뢰에도 손상을 입힌다고 지적했다.
[출처 : 로이터]
BBC는 퍼플렉시티 측에 ▲콘텐츠 사용 즉각 중단 ▲보유 중인 콘텐츠 전면 삭제 ▲기존 사용분에 대한 금전적 보상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한 상태다. 이는 BBC가 AI 기업을 상대로 취한 첫 번째 공식 법적 조치로,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공영 미디어 기관이 생성형 AI 기업에 강경 대응을 시사한 사례로 주목된다.
퍼플렉시티는 이에 대해 "BBC의 주장은 기술과 인터넷, 지식재산권에 대한 근본적인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며, 기회주의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또, BBC가 주장하는 '로봇 배제 표준(robots.txt)'을 무시하고 콘텐츠를 수집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Fast Company와의 인터뷰에서 이를 부인한 바 있다.
이 회사는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자사의 AI가 신뢰할 수 있는 웹사이트를 검색해 정보를 종합하고, 이를 기반으로 명확하고 최신의 답변을 제공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퍼플렉시티는 챗GPT나 구글의 제미니(Gemini)처럼 인터넷을 기반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답변 엔진(answer engine)’을 자처하며, 최근 포브스(Forbes), 와이어드(Wired) 등 다른 언론사들과의 갈등을 완화하기 위해 수익 공유 프로그램도 도입한 상태다.
[출처 : venturebeat.com]
한편, 퍼플렉시티는 제프 베이조스(아마존 창립자), 엔비디아(Nvidia), 일본 소프트뱅크 등 주요 투자자들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기업 가치를 약 140억 달러(약 19조 원)로 평가받는 5억 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 협상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이러한 AI 기술의 무분별한 웹 스크래핑(web scraping)이 영국 내 55,000명이 종사하는 44억 파운드(약 7조 5천억 원) 규모의 출판 산업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전문 출판사 협회(PPA) 역시 이번 사안과 관련해 “AI 플랫폼이 영국의 저작권법을 무시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BBC와 같은 미디어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robots.txt’ 파일을 통해 AI 봇의 접근을 제한하지만, 이는 법적 구속력이 없어 종종 무시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BBC와 퍼플렉시티 간의 갈등은 향후 생성형 AI 산업과 기존 콘텐츠 제공자 간의 저작권 공방이 더욱 심화될 수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글 / 홍정민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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