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thenextweb.com]
파리에 본사를 둔 AI 스타트업 '비전(Veesion)'이 미국 진출을 본격화하기 위해 3,800만 유로(약 56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회사는 미국 유통업계를 강타하고 있는 '도난 전염병(theft epidemic)' 해결을 돕기 위해 자사 기술을 확대 적용하겠다는 포부다.
비전이 개발한 AI 기반 컴퓨터 비전 소프트웨어는 CCTV 영상 속 고객의 수상한 제스처를 식별하도록 훈련되어 있다. 예컨대 고객이 물건을 주머니에 넣는 행위 등을 감지하면, 앱을 통해 매장 주인이나 경비원에게 실시간 경고를 보내고, 관련 영상 클립을 제공한다. 이후 최종 판단은 인간이 직접 내린다.
설치 방식도 간단하다. 소형 박스 형태의 기기를 기존 CCTV 시스템에 연결하기만 하면 된다. 또한 개인 프라이버시를 고려해 얼굴이나 의상 등 식별 가능한 정보는 저장하지 않고, 오직 사람의 움직임만 분석한다고 회사는 밝혔다.
[출처 : veesion 유튜브 채널]
비전의 CEO이자 공동 창업자인 티보 다비드(Thibault David)는 “대부분 매장에 설치된 카메라는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며 “CCTV는 사람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2018년에 설립된 비전은 현재 전 세계 25개국 6,000개 이상의 매장에 기술을 공급하고 있으며, 프랑스, 영국, 브라질, 미국 등에서 사용 중이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이번 투자를 계기로 본격 진출에 나선다. 미국 유통업계는 2022년 한 해 동안만 1,120억 달러(약 160조 원)에 달하는 재고 손실을 기록했으며, 이 중 403억 달러(약 57조 원)는 도난 때문이었다.
인구가 미국의 약 4분의 1 수준인 영국도 도난 문제가 심각하다. 영국소매업협회(BRC)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도난으로 인한 손실은 22억 파운드(약 2조 5천억 원)에 달했다. 다비드는 “도난은 소매업체에 있어 심각한 고통”이라며 “특히 미국은 ‘도난 전염병(theft epidemic)’이라 불릴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출처 : theconversation.com]
하지만 도난을 감지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도둑과의 대면은 더욱 위험한 과제다.
같은 BRC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매장 직원 대상 폭력과 욕설은 2023년에만 50% 증가했고, 하루 평균 2,000건 이상의 사건이 발생했다. 영국과 미국 모두에서 도난범에 대한 법적 대응은 줄어들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기술에 기대는 유통업체들이 늘고 있다. Veesion의 AI는 도난을 100% 방지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보다 정교하게 도난을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Veesion은 미국 플로리다에 첫 지사를 열고 공동 창업자인 브누아 쾨니히(Benoît Koenig)가 미국으로 영구 이전해 현지 사업 확장을 이끌 예정이다. 또 향후에는 도난 감지를 넘어, 매장 내 넘어짐이나 미끄러짐 등 사고 위험 감지, 제조업 및 헬스케어 산업으로의 확장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글 / 홍정민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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