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주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가 오늘(25일) 2일 차를 맞았다.
이날 현장에서는 ‘내가 신입 기획자였을 때 알았다면 좋았을 것들’을 주제로 김영준 기획자의 세션이 진행됐다.

김영준 기획자는 ‘테일즈위버’의 라이브 서비스 기획을 거쳐 현재 ‘프로젝트 FR’의 기획을 담당하는 인물이다.
김영준 기획자는 자신이 기획자로 처음 입사했을 때의 경험을 자세히 설명했다. 처음 입사했을 당시 멘토에게 많은 질문을 했지만 돌아오는 조언은 “게임을 많이 해봐라.”였다. 이에 “게임만 해도 되나?”라는 불안감과 이 부담으로 게임에 대한 흥미도 줄어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게임을 많이 하는 것은 정말로 중요했다는 것이 김영준 기획자의 설명이다.
김영준 기획자는 게임을 단순히 플레이하는 것이 아니라 ‘왜?’라는 질문을 기반으로 게임을 플레이하고, 분석했으며, 다른 이들의 분석을 참고하고, 본인이 직접 게임을 설명하는 것을 연습하는 것이 크게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기획자의 업무에 대한 조언도 이어졌다. 김영준 기획자는 게임 기획에서 밸런스, 재미있는 콘텐츠 등도 다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기획 의도’를 명확히 해야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게임 내의 콘텐츠를 어떤 목적이나 의도를 갖고 구성하는지 명확하게 설명하고, 표현해야 다른 개발진이나 게임 이용자들에게도 설득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김영준 기획자는 신입 기획자 중 상당수가 새롭게 만드는 것만을 기획으로 치지만, 다른 것을 분석하고, 재해석하여 우리 게임에 적용한다면 그것 역시 훌륭한 기획이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원신의 경우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에 등장한 원소 시스템을 도입했다. 하지만 수집형 게임인 원신의 스타일로 이를 재해석해 원소 간의 상호반응을 통해 수집 욕구를 자극하는 식으로 풀어냈다. 같은 시스템이지만, 게임 내에서는 전혀 다르게 작용한 것이다.
이처럼 단순히 다른 게임을 베끼는 것이 아니라 왜 이 게임을 골랐고, 어떤 부분을 가져올지 분석한 뒤에 방향성을 체크하고, 우리 게임에 맞게 명확히 분석해 재해석을 하여 검증을 거치는 것도 기획의 기본 단계라는 것이 김영준 기획자의 설명이다.
기획자의 태도에 대한 발언도 이어졌다. 김영준 기획자는 많은 이들이 기획서를 완료하면 기획 단계가 끝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이때부터 일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말했다.
콘텐츠 보강 혹은 일정 덕에 수정해야 할 일도 발생하고, 기획 의도가 아무리 잘 담겨있어도 문서로는 다르게 해석할 수 있어 다른 팀과 소통이나 회의를 통해 이를 전달하여 효과적으로 개발 단계를 밟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개발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이기 때문에 소통이 정말 중요하여 다른 직군의 의견을 배려하고, 존중해야 하며, 기획 의도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좋다. 다만 핵심 의도를 해치는 부분은 거절해야 하며, 자신의 권한을 넘어서는 일이 발생하면, 더 높은 직책자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준 기획자는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신입 기획자는 한 분야에 완벽한 스페셜리스트보다는 다양한 역량을 가진 제너럴리스트가 유리하다고 전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라는 말처럼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실패를 겪으면서 이를 다음번을 기약하며 노력할 수 있는 계기로 삼는다면, 그것 역시 기획자의 좋은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