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내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테슬라 판매는 5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어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토헤럴드 DB)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유럽의 전기차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지난 5월까지 유럽연합(EU) 내 신규 자동차 등록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0.6% 소폭 감소한 반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중심의 친환경차는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테슬라는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에 따르면 2025년 1~5월 누계 기준 전기차(BEV)는 총 70만 1089대가 등록돼 전체 시장의 15.4%를 차지했다. 이는 2024년 같은 기간의 12.1%보다 크게 오른 수치다.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차(HEV)는 전년 대비 1/3 가까이 증가한 160만 1090대가 팔려 35.1%의 점유율을 기록, 가장 인기 있는 파워트레인으로 자리 잡았다.
전기차는 독일(+43.2%), 벨기에(+26.7%), 네덜란드(+6.7%) 등 주요 시장에서 성장했지만, 프랑스는 오히려 7.1%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반면 하이브리드차는 프랑스(+38.3%), 스페인(+34.9%), 이탈리아(+13.8%), 독일(+12.1%) 등 4대 시장 모두에서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도 37만5182대가 신규 등록돼 전체의 8.2%를 점유했다. 특히 독일(+52.8%)과 스페인(+66.6%)의 급증이 전체 상승세를 견인했다.
하지만 전기차 수요의 증가 속에서도 테슬라는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테슬라의 5월 유럽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27.9%나 급감하며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유럽 전체 BEV 판매가 27.2% 증가한 것과는 완전히 대조적인 수치다. 이에 따라 테슬라의 유럽 내 시장 점유율은 1.8%에서 1.2%로 하락했다.
테슬라가 최근 부분 변경한 모델 Y를 내세워 반전을 꾀하고 있지만, 효과는 아직 미미하다. 유럽 시장은 이미 저가의 중국산 전기차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 실제 중국 브랜드는 5월 기준 총 6만 5808대를 판매하며 점유율을 두 배인 5.9%까지 끌어올렸다.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는 이어지는 모습이다.
5월 유럽연합 및 영국, 유럽자유무역연합(EFTA)을 포함한 전체 지역의 신규 등록 차량은 111만대로 전년 동월 대비 1.9% 증가했다. 이 가운데 전기차는 27.2%,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15%, 하이브리드는 19.8% 증가하며 시장의 절반 이상(58.9%)을 친환경차가 차지했다.
EU 전체 누계 기준으로는 여전히 전체 자동차 판매가 0.6% 감소했지만, EV·HEV·PHEV의 성장세는 전통 내연기관차의 하락분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추세다. ACEA는 “전기차 점유율이 15%를 넘겼지만,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며 “정책적 뒷받침과 인프라 확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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