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금융감독청(Financial Conduct Authority, FCA)의 최고경영자(CEO) 니킬 라티(Nikhil Rathi)가 AI 기술의 금융 분야 확산에 따른 새로운 규제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AI 시대의 금융 규제는 더 이상 단순히 형태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며, “전문가의 판단력과 위험 기반 접근이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라티 CEO는 런던에서 열린 글로벌 금융 규제 포럼에서 “금융 시장 내 자동화 거래 봇과 AI 알고리즘 기반 투자 전략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나, 기존 규제 체계는 이를 효과적으로 감시하고 통제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AI 기반 초단타 거래(high-frequency trading)의 영향력을 언급하며, "예측 불가능한 시장 급등락, 경쟁 왜곡, 데이터 오남용 등의 문제는 단순한 규제 조항만으로는 대응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FCA는 이에 따라 금융사와 AI 기업 간의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위험 신호에 대한 사전 탐지 모델 및 평가 위원회를 신설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이번 발언은 국제통화기금(IMF)과 영국 중앙은행(BOE)도 주목하고 있다. IMF는 최근 보고서에서 “AI 기술이 금융시장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으며, 투기적 AI 알고리즘이 자산 거품과 시스템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또한 FCA는 “AI 알고리즘의 설명 가능성과 투명성 확보는 필수적”이라며, 개발자 및 기업에 대한 사후 책임 추적 가능성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26년까지 ‘AI 금융 시스템 인증제’를 도입하고, 금융기관이 사용하는 AI 모델에 대해 연간 리스크 평가와 독립적 감사 체계를 병행 도입할 예정이다.
FCA의 이 같은 기조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나 EU의 AI 법안 움직임과도 맞물려, 향후 글로벌 금융 규제 표준 형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글 / 한만수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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