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김예지 기자] 노키아가 2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앰플리파이 코리아(Amplify Korea)’ 행사를 개최하고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차세대 네트워크 연결성을 핵심으로 한 로드맵을 발표했다. 노키아는 AI 기반 자율 운영 네트워크(Autonomous Network)를 통해 국내 기업 및 통신사업자(CSP)가 초디지털 연결 사회를 성공적으로 맞이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앰플리파이 코리아는 노키아가 국내 이동통신 3사, 고객사, 파트너사를 초청해 자사의 기술 전략을 소개하는 행사다. 올해는 AI, 자율 운영 네트워크, 양자 보안, 6G 등 차세대 네트워크를 주제로 진행됐다. 이날 노키아는 모바일 네트워크(MN) 및 네트워크 인프라(NI) 분야 세션 발표와 부스를 통해 최신 기술과 솔루션을 선보였다.
AI 인프라, AI 서비스 성장의 핵심
노키아는 2030년 이후 초디지털 연결 사회가 도래하며, 교육·국방·헬스케어 등 산업에서 향후 10년간 20% 이상 성장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XR 글래스와 같은 새로운 기기의 등장과 디지털 트윈, AI 에이전트, 휴머노이드 로봇 등 신기술이 확산되면서 네트워크 서비스의 형태도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효찬 노키아코리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향후에는 사용자가 통신 사업자로부터 네트워크 서비스를 구매해 제공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네트워크 서비스 품질을 정의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키아는 급증하는 AI 트래픽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네트워크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노키아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33년까지 약 10년간 AI로 인한 트래픽의 연평균 성장률은 최소 18%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AI 서비스는 업링크(사용자 기기에서 상위 또는 중앙 네트워크로 전송하는 통신 링크) 데이터 트래픽을 크게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AI 서비스의 성공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탄탄한 AI 인프라의 구축이 필수적이다. 노키아는 AI 기반 기술을 실제 네트워크에 적용하며, 이러한 기술력으로 한국 시장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한효찬 CTO는 “미래의 통신 사업자들은 네트워크 연결을 비롯해 AI와 클라우드 기술을 기반으로 혁신적인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이 탄생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며, 이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적극적인 혁신 주체로 거듭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키아가 강조하는 AI 인프라는 단순히 GPU에 국한되지 않는다. GPU가 연산한 결과를 확산할 수 있는 네트워크와 관련 요소까지 포함한다. 한효찬 CTO는 “GPU가 연산한 결과를 전송하기 위한 네트워크는 물리적인 안테나 형태에서 서버로 기능들이 통합되고 있다. 즉 네트워크는 서버 위에서 구동되는 소프트웨어로 구현된다. 코어망, 엣지망 등 모든 네트워크 서버에는 AI가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키아는 AI가 접목된 자율 운영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안태호 노키아코리아 대표는 ”노키아가 말하는 자율 운영 네트워크는 자동화를 넘어 에너지를 감축하고, AI를 통해 축적한 데이터와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모든 상황을 예측하고 대비하는 복합적인 유기체”라고 설명했다. 한효찬 CTO는 “노키아가 약 8년간 노하우로 강점을 가진 무선망 자동화 플랫폼에 AI가 접목되면서 자율 운영 네트워크로 진화했다”고 말했다. 노키아는 유무선 네트워크 자동화를 통해 최소한의 노력으로 네트워크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엔드투엔드 솔루션을 제공한다.
“2030년 6G 전환 발맞춰 착실히 준비할 것”

노키아는 한국 시장에서 정부의 6G 로드맵에 발맞춰 협력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한효찬 CTO는 “AI부터 양자, 보안 등 모든 기술이 집약된 네트워크가 바로 6G다. 올해 3월 한국에서 시작된 6G 여정이 2028년 말부터 표준화되고 2030년 상용화되기까지 노키아는 한국의 다양한 사업자 및 연구기관과 연구 개발을 통해 최선을 다해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빠르게 진화하는 기술 환경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지속 가능성을 높이며 산업 전반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탄탄한 인프라와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디지털 생태계 구축이 필수적이며, 이는 대한민국의 6G 연구 개발 실행 계획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 이통3사는 5G가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투자가 위축된 상태다. 그러나 노키아는 단독모드(SA, 5G 네트워크만 단독으로 사용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를 기반으로 수익화를 실현하고, 이로써 6G 투자 동력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조봉열 노키아코리아 무선사업부 제품관리담당(박사)는 “5G는 기술적으로 성공했지만, 5G-A를 구현한 해외 일부 사업자만 수익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6G 상용화 이전에 현재 비단독모드(NSA, 5G 기지국과 4G LTE망을 함께 사용하는 방식)로 구현된 5G를 단독모드로 구현해 네트워크 슬라이싱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수익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의 2030년 6G 상용화도 긍정적으로 전망하며, “최근 국내 사업자도 진지하게 단독모드 구축을 고민하고 있다. 기술은 준비돼 있기 때문에 결단만 내리면 늦지 않았다”며, “6G 후보 주파수 대역에 대한 연구 등 6G 기반 기술을 위한 협업은 이미 시작됐다. 규격화 일정대로 진행되기 때문에 상용화는 문제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I를 활용해 네트워크 운영을 개선하거나, AI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하기 위한 6G 네트워크가 구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6G와 AI가 상호 성장을 견인할 핵심 요소로 주목받는 가운데, 새 정부의 정책과 노키아의 접점이 얼마나 확대될지 지켜볼 만하다. 한편, 노키아는 “국내 오픈랜(개방형 무선접속망) 기업 투자가 이뤄지면, 이미 중소기업과 협력 사례가 있는 노키아는 더욱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고 덧붙였다.
IT동아 김예지 기자 (y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