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에 주요 게임사들이 연이어 서브컬쳐 신작을 예고하면서, 서브컬처 춘추전국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원신, 붕괴 스타레일, 블루아카이브, 승리의 여신 니케 등이 강력한 팬덤을 바탕으로 MMORPG 장르를 위협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을 보고 준비했던 야심작들이, 드디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특히 현재 서브컬처 인기작들의 서비스가 장기화되면서 이탈자가 많은 만큼, 매력적인 캐릭터와 세계관, 수준 높은 그래픽으로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면 이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넷마블의 ‘몬길 스타 다이브’와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카카오게임즈와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의 ‘프로젝트C’, 스마일게이트의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 엔씨소프트 투자를 유치한 빅게임스튜디오의 ‘브레이커스 언락 더 월드’, NHN의 ‘어비스디아’, 드림에이지의 ‘오즈 리라이트’ 등 마케팅 여력이 충분한 대형 게임사들이 격돌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치열한 마케팅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이중에서도 특히 인상적인 게임들은 서브컬처 장르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 시장에 먼저 출시하겠다는 전략을 밝힌 게임들이다. 드림에이지의 ‘오즈리라이트’는 올해 초 일본에서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게임성을 검증했고, 올해 하반기 일본 선출시를 선언한 상태이며, NHN도 링게임즈가 개발한 어비스디아(구 스텔라판타지)를 이번 여름 일본 시장에 선출시하겠다고 선언했다. 엔씨소프트에게 투자받은 빅게임스튜디오는 글로벌 동시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매년 도쿄게임쇼에 참가하는 등 일본 시장에 특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일본 서브컬처 게임 시장은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아이돌마스터 등 일본 자체 서브컬처 강자들 뿐만아니라, 한국, 중국 서브컬처 게임들까지 몰려들어 전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곳이다. 대형 서브컬처 게임들이 많은 만큼 신작이 주목받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서브컬처 본고장에서 먼저 인정을 받은 후, 그 영향력을 글로벌로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이 전략으로 대박을 낸 게임이 있다. 서브컬처 게임의 대부로 인정받고 있는 넥슨게임즈 김용하 PD의 야심작 ‘블루 아카이브’다. 일본 진출 첫해는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등에 밀려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던 ‘블루아카이브’는 2주년 업데이트와 함께 기세를 올려 처음 일본 매출 1위에 올라섰으며, 이후 주년 업데이트마다 강력한 뒷심을 보이면서 매출 역주행을 선보여 인기작으로 자리잡았다.

이후 일본 성과를 바탕으로 한국, 중국 등에서도 인기작으로 자리잡았으며, 최근에는 스팀으로 선보인 PC버전도 글로벌 스팀 이용자들에게 호평받고 있다. 서브컬처의 본고장 일본에서 인정받았다는 점이 강력한 흥행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성과는 출시 첫해 고전하는 가운데도, 꾸준한 업데이트와 활발한 2차 창작 지원 등으로 코어 이용자들을 확보하면서 입소문이 퍼질 때까지 버틴 덕분이다. 특히, 2주년 행사를 통해서 발표한 메인스토리 최종장이 높은 완성도를 보여 다른 서브컬처 게임 이용자들까지 대폭 유입시켰다. 김용하PD를 필두로 개발진 모두 국내 1세대 서브컬처 마니아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서브컬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기 때문에 그들에게 '흉내만 낸 가짜'가 아니라 ‘진짜’라고 인정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드림에이지의 ‘오즈리라이트’, NHN의 ‘어비스디아’ 등 일본 선출시를 앞둔 게임들도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 차별화된 게임성과 마케팅을 준비하겠다고 발표하고 있긴 하다. ‘오즈리라이트’는 일본에서 먼저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현지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받았고,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에서 만날 수 있었던 유명 성우진들을 기용했다. ‘어비스디아’는 캐릭터의 서사를 담은 OST를 통해 스토리와 감정을 전달하는 ‘OST프로젝트’와 현지 버튜버와 협업한 콘텐츠 등 적극적인 현지화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어려운 길이지만, 더 큰 성공을 위해 과감한 선택을 한 이들이, 현지에서 그들에게 ‘진짜’라고 인정받을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