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틀리모터스가 20세기 초 그랜드 투어러의 유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전기 콘셉트카 ‘EXP 15’를 공개했다. 이번 공개는 영국 크루(Crewe)의 본사에서 전면 리노베이션을 마친 디자인 스튜디오의 개관과 함께 이뤄졌다.
벤틀리 EXP 15 콘셉트카
‘프론트 오브 하우스(Front of House)’로 불리는 벤틀리의 역사적 건물을 리노베이션해 새롭게 태어난 이 스튜디오는 1939년 크루 공장 설립 이후 귀빈들을 맞이해 온 상징적인 공간으로, 이번에 3층 규모로 증축됐다. 건물의 외형은 유지하면서도 최신 설비를 갖춘 친환경 공간으로 탈바꿈했으며, 벤틀리의 탄소중립 목표와 지속가능성 원칙을 반영했다.
벤틀리 신규 디자인 스튜디오
새로운 디자인 스튜디오에는 약 50명의 디자이너가 근무하며, 기존 대비 약 2배 넓어진 면적에서 미래 모델의 내·외관 디자인, 컬러 및 트림 디자인, 뮬리너 비스포크 프로젝트, 사용자 경험(UX) 및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설계 등 다양한 분야의 디자인 개발이 이뤄진다.
프랑크-슈테펜 발리저 벤틀리모터스 회장 겸 CEO는 “현재 우리는 벤틀리 역사상 가장 큰 디자인 혁신의 한복판에 있으며, 모든 디자이너들이 창의성과 혁신을 극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벤틀리 EXP 15 콘셉트카
이날 공개된 EXP 15 콘셉트카는 전설적인 1930년형 벤틀리 스피드 식스 거니 너팅 스포츠맨 쿠페(Bentley Speed Six Gurney Nutting Sportsman Coupe)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 특히 프랑스 칸에서 출발한 기차 ‘블루 트레인(Blue Train)’보다 먼저 런던에 도착한 울프 바나토의 일화는 이번 콘셉트카에 결정적인 모티브를 제공했다.
벤틀리 EXP 15 콘셉트카
외관에서는 곧게 세워진 그릴, 긴 보닛, 뒤쪽에 배치된 캐빈이 눈에 띄며, 이는 전기차 기반임에도 불구하고 전통적 GT카의 실루엣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결과다. 또한 첨단 조명 기술과 능동형 공기역학 시스템이 반영되어 미래적 요소와 전통적 디자인이 공존한다.
벤틀리 EXP 15 콘셉트카
실내는 3인승 구성과 3개의 도어로 구성되며, 특히 동승석은 고객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조정 가능하다. 이와 함께 트렁크는 피크닉용 시트와 냉장고가 내장된 고급스러운 공간으로 전환된다. 실내 곳곳에는 반려동물과 수하물을 위한 전용 수납 공간이 마련돼 있으며, ‘콘서티나 플로어 스토리지’ 시스템으로 실용성을 높였다.
벤틀리 EXP 15 콘셉트카 실내
EXP 15의 소재 선택 역시 주목할 만하다. 250년 역사의 영국 원단 제조사 폭스 브라더스(Fox Brothers)가 제작한 100% 양모 원단과 3D 프린팅 티타늄 트림이 조화를 이루며, 자줏빛 옴브레 효과를 연출한다. 캐빈 뒷편은 자카드 실크와 금속 메시가 삽입된 ‘아크릴 쿠튀르’ 소재로 마감됐으며, 백라이트 효과가 더해져 미래지향적 분위기를 조성한다.
EXP 15는 벤틀리의 다섯 가지 외관 디자인 원칙을 제시했다. 첫째, ‘수직적 우아함(Upright Elegance)’은 말 그대로 기품 있는 전면부 수직 라인을 강조하며, 둘째 ‘아이코닉한 그릴(Iconic Grille)’은 전기차 시대에도 벤틀리의 정체성을 유지한다. 셋째 ‘끝없이 이어지는 보닛 라인(Endless Bonnet Line)’은 헤리티지를 반영하는 긴 보닛과 후드 패널이 특징이다.
넷째는 ‘휴식하는 맹수(Resting Beast)’로, 리어 펜더의 강한 볼륨감이 수평적으로 안정된 자세를 형성하며, 다섯째 ‘명예로운 방패(Prestigious Shield)’는 후면부의 넓은 테일게이트와 새로운 벤틀리 엠블럼을 통해 상징성을 부여한다.
디자인의 형태적 철학은 ‘일체화된 존재감(Monolithic Presence)’, ‘강인한 형상(Muscular Form)’, ‘조각된 정교함(Carved Precision)’의 세 가지 키워드로 설명된다. 차량은 단일 석재에서 깎아낸 듯한 통일감을 지니고 있으며, 표면은 근육질의 긴장감과 정밀한 디테일을 함께 표현한다.
조명 디자인은 네 개의 라인형 헤드라이트, 수평형 다이아몬드 패턴 그릴, 능동형 에어로 디퓨저 등으로 구성된다. 측면 에어벤트는 공기 흐름을 최적화하고 시각적 흥미를 더한다. 리어램프는 다이아몬드 패턴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깊이감 있는 그래픽을 구현했다.
벤틀리 EXP 15 콘셉트카 실내
실내 디자인 역시 다섯 가지 원칙으로 구성된다. ‘윙 제스처(Wing Gesture)’ 대시보드, ‘볼드한 중량감(Bold Gravitas)’을 반영한 넓은 천연 소재 면적, ‘포근한 안식처(Cocooning Haven)’ 형태의 프라이버시 보호, ‘상징적인 디테일(Iconic Details)’이 반영된 불스아이 에어벤트와 널링 스위치, ‘마법 같은 융합(Magical Fusion)’을 구현하는 디지털-물리 인터페이스 등이다.
벤틀리 EXP 15 콘셉트카 실내
이 중 ‘마법 같은 융합’ 원칙은 벤틀리의 ‘로테이팅 디스플레이’를 넘어, 전체 대시보드가 디지털 인터페이스로 작동하는 시스템으로 확장됐다. 화면이 꺼지면 목재 베니어가 드러나며, ‘기계적 경이(Mechanical Marvel)’라 불리는 시계형 디바이스는 운행 정보와 장식적 기능을 겸한다.
벤틀리 EXP 15 콘셉트카 실내
차체 색상은 ‘팔라스 골드(Pallas Gold)’로 불리는 리퀴드 메탈 새틴 페인트가 적용됐다. 니켈 소재 디테일에서 착안한 이 컬러는 알루미늄 기반의 초박형 안료가 포함되어 있어 자율주행용 센서와의 호환성도 확보됐다.
EXP 15는 순수 전기 4륜구동 파워트레인을 기반으로 하며, 긴 주행거리와 빠른 충전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구체적인 성능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디자인과 기술적 콘셉트를 통해 향후 벤틀리의 전기차 모델들이 나아갈 방향을 가늠할 수 있게 한다.
EXP 15는 과거를 기념하지만 회귀하지 않으며, 미래를 향한 디자인 혁신의 이정표 역할을 수행한다. 로빈 페이지 벤틀리 디자인 총괄은 “EXP 15는 전통적인 GT카, 성장하는 SUV, 변화하는 세단 시장 등 다양한 고객층과 소통하며 영감을 주기 위한 차”라고 설명했다.
이준문 기자/jun@newsta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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