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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연합뉴스) 권훈 기자 = 장타자 방신실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이번 시즌에 이예원에 이어 두 번째로 2승 고지에 올랐다.
방신실은 13일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하이원 리조트 여자오픈(총상금 10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쳐 최종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우승했다.
김민주를 3타 차로 제친 방신실은 지난 4월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시즌 첫 우승을 올린 지 석 달 만에 두 번째 정상에 올랐다.
이번 시즌에 두 번 이상 우승한 선수는 3차례 우승한 이예원에 이어 방신실이 두 번째다.
지난 2023년 2승을 올렸다가 지난해에는 무관이었던 방신실은 통산 우승도 4승으로 늘렸다.
우승 상금 1억8천만원을 받은 방신실은 상금랭킹 3위(6억1천827만원)로 올라섰다. 대상 포인트 랭킹은 3위가 됐다.
4월 시즌 첫 우승 이후 상승세를 탔지만, 손목 건초염이 도지면서 두 번이나 경기 도중에 기권하는 등 어려움을 겪던 방신실은 7일 전 롯데 오픈 공동 5위로 회복을 알린 데 이어 이번 우승으로 투어 최강자의 면모를 되찾았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방신실은 평균 260야드가 넘는 드라이버 샷을 터트리며 장타 여왕의 위력도 회복했다.
김민주에게 2타 차 2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방신실은 김민주가 달아나면 추격하는 양자 대결을 펼쳤다.
방신실은 1번 홀(파4)에서 티샷한 공이 왼쪽으로 쏠렸지만, 관객의 다리를 맞고 다음 샷을 칠 수 있는 위치에 멈추는 행운을 누렸다.
3번 홀(파4)에서 김민주가 먼저 버디를 잡아내 3타 차로 달아나자 방신실은 4번 홀(파5) 버디로 응수했다.
김민주가 7번 홀(파4)에서 1타를 줄이자 방신실은 8번 홀(파3) 버디로 추격했다. 김민주의 9번 홀(파4) 보기로 1타차로 좁아졌지만, 방신실은 10번 홀(파4)에서 보기를 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두 번째 샷이 그린을 넘어간 데다 4m 파퍼트도 넣지 못했다.
김민주는 7m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순식간에 3타 차로 벌어졌다.
하지만 방신실은 이어진 11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 회복했고 12번 홀(파4)에서 김민주가 1타를 잃은 덕분에 1타차로 다시 따라붙었다.
방신실은 15번 홀(파5)에서 천금 같은 버디를 잡아내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90야드 거리에서 핀을 넘어갔던 볼이 백스핀을 먹고 핀 쪽으로 되돌아오는 강력한 웨지샷으로 만들어낸 버디였다.
한때 따돌렸다고 여겼던 방신실의 거센 반격에 당황한 듯 김민주는 16번 홀(파3)에서 어이없는 실수를 저지르며 승부의 추가 방신실 쪽으로 급선회했다.
김민주는 5m가 조금 넘는 버디 퍼트를 다소 강하게 때렸다. 홀을 약 1.5m 지난 파퍼트를 넣지 못해 3퍼트 보기를 적어내고 말았다.
방신실은 17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으로 홀 1m 옆에 볼을 떨궈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마지막 18번 홀(파4)을 파로 막아낸 방신실은 김민주가 1타를 더 잃어 3타 차 우승을 완성했다.
방신실은 "우승할 줄 몰랐다. 내 플레이만 하자는 생각했기에 크게 무너지는 일이 없었다. 우승해서 행복하다. 상반기에 2승 이상이 목표였는데 이뤄서 기쁘다. 하반기에는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나흘 동안 파 5홀에서만 9타를 줄인 방신실은 "파 5홀에서는 가능하면 투온을 시도하거나 두 번 만에 그린에 최대한 가깝게 공을 가져다 놓은 공격적인 전략으로 버디를 많이 잡았던 게 우승 원동력"이라면서 "지난 대회 때부터 늘어난 비거리에 맞춰 아이언 로프트를 1도씩 눕힌 것도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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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는 12번 홀부터 18번 홀까지 후반 7개 홀에서 3타를 잃는 등 1오버파 73타를 쳐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공교롭게도 김민주가 첫 우승을 차지한 지난 4월 iM금융 오픈 때는 방신실이 준우승했다.
3타를 줄인 홍정민이 김민주와 함께 공동 2위(11언더파 277타)에 올랐다.
박현경은 3언더파 69타를 쳐 김소이와 함께 공동 4위(10언더파 278타)로 대회를 마쳤다.
평균타수 1위 유현조는 공동 9위(8언더파 280타)를 차지해 7개 대회 연속 톱10에 진입했다. KLPGA 투어 최다 연속 톱10 기록은 대회가 연간 10개 안팎 열리고 출전선수도 20명 이내였던 1980년대에 나온 10회다.
작년 이 대회 우승자 고지우는 공동 18위(5언더파 283타)에 그쳤고 시즌 3승을 올린 상금랭킹 1위 이예원은 공동 29위(3언더파 285타)에 머물렀다.
KLPGA 투어는 이 대회 이후 2주 동안 휴식기를 보낸 뒤 오는 31일부터 열리는 오로라 월드 챔피언십으로 재개된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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