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차례 18번 홀 경기서 '이글-버디-이글'로 극적인 역전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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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여자 골프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교포 선수 그레이스 김(호주)이 '미친 이글' 덕분에 우승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레이스 김은 13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끝난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800만달러)에서 지노 티띠꾼(태국)과 2차 연장을 치른 끝에 정상에 올랐다.
역대 메이저 대회를 통틀어서도 손꼽힐만한 극적인 우승 드라마였다.
그레이스 김은 17번 홀(파4)까지 티띠꾼에게 2타 뒤진 공동 3위였지만 18번 홀(파5) 이글로 연장 승부를 끌어냈다.
190야드 정도를 남기고 하이브리드 4번 클럽으로 친 두 번째 샷이 홀 거의 바로 옆으로 향한 것이다.
티띠꾼이 약 2.5ｍ 버디 퍼트를 넣었더라면 티띠꾼이 1타 차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지만, 이것이 빗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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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김은 같은 홀에서 진행된 1차 연장에서는 역시 같은 클럽으로 친 두 번째 샷이 오른쪽으로 치우쳐 페널티 구역에 들어갔다.
티띠꾼의 우승이 유력해지는 순간 그레이스 김이 1벌타를 받고 드롭한 뒤 러프에서 친 샷이 거짓말처럼 홀 안으로 그대로 들어가면서 갤러리들의 환호가 터져 나왔다.
잘해야 파를 지킬 수 있었던 상황이 버디가 되면서 오히려 티띠꾼이 수세에 몰렸고, 결국 2차 연장에서 그레이스 김이 3.5ｍ 이글 퍼트를 넣고 승부를 끝냈다.
그레이스 김은 이날 7번 홀(파5)에서도 벙커에서 친 샷이 그대로 이글로 연결되는 등 전체적으로 행운이 많이 따랐다.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짜릿한 역전승으로 장식한 그레이스 김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1차 연장 상황에 꽤 실망했지만, 그래도 마지막 순간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칩샷이 들어갔는데, 다시 하라면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웃어 보였다.
그는 "오늘 18번 홀 두 번째 샷은 세 번 모두 하이브리드 4번으로 쳤다"며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얼떨떨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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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4월 롯데 챔피언십 이후 2년 3개월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승을 따낸 그레이스 김은 "올해 초에 의욕도 좀 떨어지고, 회의감이 많이 들었다"고 털어놓으며 "또 이번 주 초에는 감기도 걸려 다른 선수들의 퍼트 때 기침을 참느라 힘들었다"고도 밝혔다.
그는 이어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정말 믿기지 않는다"며 "이렇게 빨리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할 줄은 몰랐다"고 기뻐했다.
2000년생 그레이스 김은 자기보다 3살 어린 티띠꾼에게도 위로를 건넸다.
그레이스 김은 "친한 사이면서도 제가 존경하는 선수"라며 "같은 조에서 경기한 티띠꾼이 오늘도 2번 홀에서 저에게 좋은 얘기를 해줬다"고 고마워했다.
세계 랭킹 1위에는 오른 경험이 있지만 아직 메이저 우승이 없는 티띠꾼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했더라면 생애 첫 메이저 우승과 함께 세계 1위에 복귀할 수 있었지만,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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