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서울 강남구에 개관한 세계 최초의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서울’에 1930년대를 대표하는 전설적인 클래식 모델, ‘마이바흐 제플린(Maybach Zeppelin)’을 전시하며 브랜드의 유산과 기술력을 동시에 조명하고 있다.

전시된 모델은 1932년형 ‘마이바흐 제플린 DS 8 카브리올레’로, 8리터 V12 엔진을 탑재해 147kW(200마력)의 출력을 발휘하며, 당시 최고 수준인 170km/h의 속도를 낼 수 있었던 고성능 럭셔리카다. 단순한 클래식카를 넘어, 1930년대 유럽 최고급차 시장에서 마이바흐의 위상을 상징하던 이 차량은 기술적 정밀성과 디자인, 희소성을 모두 갖춘 유산으로 평가된다.

‘제플린’이라는 이름은 원래 독일의 경식 비행선 브랜드에서 유래됐다. 마이바흐는 20세기 초 비행선용 고성능 엔진을 공급하던 기술 파트너로 활약하며, 이 협업을 바탕으로 제플린이라는 이름을 고급성과 정밀 엔지니어링의 상징으로 자사 최고급 모델에 부여했다. 마이바흐 제플린은 이름 자체가 곧 신뢰와 품격의 상징이던 시대의 유산이라 할 수 있다.

당시 고급차 시장에서는 섀시만 구매한 후 고객이 원하는 스타일로 외부 코치빌더에서 맞춤형 차체를 제작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마이바흐는 독일 라벤스부르크(Ravensburg)에 위치한 명문 차체 제작소 ‘스폰(Spohn)’과 긴밀히 협력했으며, 서울에 전시된 DS 8 카브리올레 역시 스폰의 수작업을 거쳐 제작된 고유한 작품이다.

기술적으로도 당시 기준을 훨씬 앞섰다. 제플린 DS 8은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유압식 이중 작용 쇼크 업소버를 탑재해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했으며, 긴 반타원형 리프 스프링을 이용한 차체 지지 구조로 고속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을 가능케 했다. 조향 시스템은 나사식 기어 방식으로 설계돼 조작이 부드럽고 정교했으며, 클러치 사용은 시동 시에만 필요해, 이후에는 스티어링 휠 중앙에 배치된 두 개의 작은 레버로 4단 변속을 조작하는 방식이 채택됐다. 이는 복잡한 이중 클러치 변속이 일반적이던 당시와는 차별화된 편의성이 돋보이는 설계였다.

또한 제동 시스템은 케이블 방식의 드럼 브레이크에 정교한 레버 구조와 진공 보조 장치를 적용해 균형 잡힌 제동력과 안정성을 확보했다. 이 모든 기술은 칼 마이바흐(Karl Maybach)의 세심한 엔지니어링 철학을 기반으로 한다.

1930년대 유럽 상류층 사이에서 ‘궁극의 자동차’로 평가받았던 마이바흐 제플린 DS 8은, 이제 서울에서 현대 마이바흐 브랜드의 미래와 함께 고전의 품격을 동시에 전달하고 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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