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산업정보기술부(MIIT)의 신차 인증 과정에서 포드가 자사의 신형 전동화 SUV를 전격 공개했다. 이번에 포착된 모델은 ‘브롱코 EV’ 및 ‘브롱코 EREV’로, 포드가 중국 시장을 겨냥해 새롭게 개발한 중대형 SUV다. 인증 사진 유출에 앞서 포드는 중국 현지 언론에 선공개 자료를 배포하며 전략적 대응에 나섰다.
해당 모델은 기존 북미 시장에서 판매되는 브롱코 또는 브롱코 스포츠와는 전혀 다른 구조를 갖는다. 중국 현지 합작사인 장링자동차(JMC)를 통해 생산되며, 과거 ‘포드 테리토리’, ‘에쿼터’ 등과 마찬가지로 JMC 차량을 포드 브랜드로 재구성한 방식이다.
외관 디자인은 브롱코 스포츠의 유려한 실루엣과 정통 브롱코의 박스형 후면 디자인을 혼합한 듯한 모습이다. 매끈한 전면부와 크로스오버 스타일의 측면, 그리고 브롱코 특유의 측면 개폐식 테일게이트를 통해 정체성을 강조했다. 전반적으로 브롱코 스포츠보다는 한층 커진 차체를 기반으로 한다.
실제로 해당 모델의 차체 크기는 전장 5,000mm(약 197인치), 전폭 1,955mm(약 77인치)로, 이는 기아 EV9과 거의 동일한 수준이다. 즉, 중국 내에서도 중대형 전기 SUV 세그먼트에 해당하며, 테슬라 모델 Y와 같은 중형 SUV와는 경쟁 구도가 다르다.
이번에 공개된 두 가지 파워트레인 중, EREV(확장형 전기차) 모델은 1.5리터 터보 가솔린 엔진과 43.7kWh 배터리를 결합해 순수 전기 주행거리 220km(중국 CLTC 기준)를 제공한다. 해당 엔진은 포드 에쿼터, 에쿼터 스포츠 모델에 사용된 바 있다.
반면 순수 전기차(EV) 버전은 105.4kWh의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최대 650km(동일 기준)의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그러나 모터 개수나 구동 방식(전륜/후륜/4WD 등)에 대한 세부 정보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 차량은 북미 시장 출시 계획이 없는 중국 전용 모델이다. 만약 북미에 출시됐다면 포드의 전기 SUV 라인업에 강력한 경쟁력을 더할 수 있었겠지만, 현재로서는 중국 시장 내 점유율 확대가 최우선 목표로 보인다. 포드는 현재 중국 시장에서 머스탱 마하-E만을 EV로 판매하고 있으며, 판매량은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 전동화 브롱코가 직면할 경쟁은 결코 만만치 않다. BYD의 ‘방성바오’, 체리의 ‘제투어’ 등 이미 포화 상태에 접어든 중국 SUV 전기차 시장에서 브롱코 EV/EREV는 가격경쟁력에서 불리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EREV 시장의 절대강자인 리오토(Li Auto)와의 직접 경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해당 브롱코는 2024년 겨울 중국 출시 예정이며, 본격적인 판매는 2025년부터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포드가 다시 중국 시장에서 존재감을 되찾을 수 있을지, 그 향방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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