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보자동차가 대표적인 중형 SUV 모델 XC60의 미국 현지 생산을 본격화한다. 2025년 7월 18일(현지시간), 볼보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리지빌(Ridgeville) 공장에 XC60 생산 라인을 추가하고, 2026년 말부터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현재 리지빌 공장은 순수전기차 EX90을 생산 중이며, 이번 결정은 미국 내 판매 증가세와 대미 수출 규제 환경 변화에 대한 전략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XC60은 2025년 상반기에 미국 시장에서 판매량이 전년 대비 23% 증가했으며, 볼보 미국 전체 판매량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 차종이다.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이 전체 XC60 판매량의 25%에 달하는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루이스 레젠데(Luis Rezende) 볼보 미국 총괄 사장은 “XC60은 이미 미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이제 미국에서 미국 노동자에 의해 생산되는 XC60을 제공하게 되어 자랑스럽다”며 “이 모델은 미국 시장에 최적화된 볼보의 핵심 제품”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표는 트럼프 행정부가 2025년 초 도입한 자동차 수입관세 인상 조치 이후, 완성차 업체들이 수입 대신 현지 생산을 확대하는 추세의 일환이다. 이에 따라 볼보는 수년 전부터 미국 현지 생산 기반을 다져왔던 리지빌 공장을 전략 거점으로 삼았다.
리지빌 공장은 10년 전 설립되어 지금까지 약 13억 달러(한화 약 1조 7,000억 원)가 투자됐으며, 차체 및 도장 라인 확대와 배터리팩 조립 라인도 신설되는 등 생산 역량이 크게 강화됐다. 볼보는 이번 XC60 생산 추가로 지역 고용 유지와 산업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호칸 사무엘손(Håkan Samuelsson) 볼보카스 CEO는 “XC60의 미국 생산은 미국 시장에서 볼보의 입지를 강화하는 동시에, ‘판매하는 곳에서 생산한다’는 글로벌 전략을 실현하는 과정”이라며 “볼보는 올해 미국 진출 70주년을 맞이했으며, 누적 500만 대 이상의 차량을 판매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리지빌 공장은 향후에도 EX90을 계속 생산하며 전기차 수요에 대응할 예정이다. 또한 최근에는 EX90 및 ES90 플랫폼 관련 회계 조정으로 약 11.4억 스웨덴크로나(약 11.9억 달러)의 일회성 감가상각 손실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는 향후 새로운 모델과 생산 전략에 따른 회계 반영으로, 볼보의 장기적 구조조정 일환으로 해석된다.
볼보의 이번 결정은 미국 자동차 산업 내 공급망 재편과 제조 주권 회복 기조 속에서 전통 프리미엄 브랜드도 적극적으로 변화에 동참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XC60의 미국 현지 생산은 소비자 신뢰 제고는 물론, 향후 미국 내 전기차 생산 확대에도 발판이 될 전망이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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