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인공지능(AI) 전략 부재로 투자자들의 강도 높은 비판에 직면했다. 2025년 들어 약 6,300억 달러에 이르는 시가총액이 증발하면서, 투자자들은 대규모 AI 인수 및 보다 공격적인 전략 전환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AI 투자 부족"은 더 이상 감내할 수 없는 위협 요인으로 간주되고 있다.
블룸버그와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애플 주가는 올해 약 16% 하락했으며, WWDC 2025에서 발표된 ‘Apple Intelligence’ 기능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실망감이 시장에 퍼졌다. 투자자들은 특히 음성 비서 시리(Siri)의 개편이 구체성 없이 지연되는 점, R&D 투자 규모가 경쟁사 대비 낮은 점 등을 지적하고 있다.
MoffettNathanson는 애플이 현재 "AI 분야에서 방향을 잃었다(Rudderless)"고 평가했으며, 씨티그룹의 애널리스트 Atif Malik은 “애플이 지금처럼 AI 분야에서 소극적으로 임할 경우 시장 신뢰 회복은 어렵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일부 투자자들은 구체적인 인수 후보로 AI 검색 스타트업 ‘퍼플렉시티(Perplexity AI)’를 거론하고 있다. Wedbush 증권의 애널리스트 Daniel Ives는 “퍼플렉시티 인수는 애플 입장에서 ‘노 브레이너(no-brainer, 따져볼 필요도 없는 선택)’”라며, 인수 가격이 200억\~300억 달러 수준이 되더라도 충분히 정당화된다고 평가했다.
애플의 6월 분기 연구개발(R&D) 지출은 약 22억 달러로, 같은 기간 마이크로소프트의 140억 달러에 크게 못 미쳤다. 반면,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지급에는 약 320억 달러를 사용해 단기 주주가치 환원에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도 함께 제기됐다.
기술 투자 전문 매체 파이낸셜타임즈와 인디펜던트는 “AI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는 단순 기술 개발이 아니라 시장 리더십을 명확히 보여줄 전략적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애플이 “보수적 자본 운용 정책에서 벗어나야 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애플은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전략적 파트너십, 외부 AI 인재 영입, 선택적 M&A 가능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오는 9월 예정된 신제품 발표 이벤트와 연말 AI 기능 확대 계획이 애플의 대응 방향을 가늠할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요약하자면, 애플은 AI 경쟁에서 늦춰진 시계를 되돌리기 위해 중대한 전략 결단을 앞두고 있다. 이번 투자자 압박은 단순한 실적 지표가 아닌, 애플의 미래 기술 주도권을 놓고 벌어지는 방향 전환의 신호탄이다.
글 / 한만수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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