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하이퍼카 브랜드 부가티(Bugatti)가 또 하나의 상징적 공간을 탄생시켰다. 유서 깊은 샤토 생 장(Château Saint Jean) 부지 내에 새롭게 조성된 이 세계적 수준의 생산 시설은 단순한 업그레이드를 넘어, 하이퍼카의 미래를 여는 선언이다. 브랜드의 차세대 모델인 ‘투르비옹(Tourbillon)’을 위한 이 새로운 아틀리에는, 부가티의 역사적 심장부인 몰스하임에서 그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한다.
자연과의 공존을 담은 건축미학
신규 아틀리에는 총 132미터 길이의 현대적 건축물로, 야생초가 덮인 경사 지붕이 전체의 30%를 차지하며 주변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짙은 외벽과 유리 파사드가 어우러진 외관은 하이퍼카의 절제된 긴장감과 맞닿아 있으며, 내부는 동쪽 창과 천창으로 자연광을 극대화해 약 50명의 숙련 장인들이 일하는 공간에 영감을 불어넣는다.

기술, 품질, 전통이 결합된 최첨단 시설
새 아틀리에는 기존 생산시설 대비 두 배의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부가티는 그동안 외부 위탁 비중이 높았던 하위 부품 생산과 차체·섀시 통합 조립 등을 사내로 가져오며 품질과 일정 관리의 효율성을 높였다. 116년 브랜드 역사상 가장 진보된 생산 체계라는 평가와 함께, 마지막 시론(Chiron) 시리즈 이후 투르비옹과 차세대 라인업 생산의 중심축으로 기능할 예정이다.
헤리티지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구 아틀리에
기존의 마카롱 형태 아틀리에는 단순한 유휴시설이 아닌, 고객 경험을 위한 전시·환대 공간으로 새롭게 탄생한다. 투르비옹이 완성되는 새 아틀리에 옆, 이 공간에서는 시론 슈퍼스포츠, 미스트랄 등 부가티의 기록 경신 모델의 개발 흔적을 가까이서 관람할 수 있다. 단순한 박물관을 넘어 하이퍼카 제작 공정의 철학과 세부 디테일을 체험할 수 있는 고급 브랜드 체험의 장으로 재해석되고 있다.
몰스하임에서 시작된 이 새로운 변화는, 부가티가 하이퍼카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준비해 온 장대한 서사의 또 다른 챕터다. 기술과 예술, 속도와 철학이 결합된 공간은 단순한 자동차 공장을 넘어, 하나의 성소로 기능하며 브랜드의 정신을 계승한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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