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배터리 기술 기업 그룹14 테크놀로지스(Group14 Technologies)가 자사의 실리콘-카본 음극재 ‘SCC55®’를 통해 전기차(EV)의 최대 과제로 꼽히는 주행거리 불안(Range Anxiety) 해소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이 신소재는 기존 흑연 기반 배터리 대비 비약적인 에너지 밀도와 충전 속도 개선 효과를 입증하며, 전기차 대중화를 앞당길 기술적 전환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주행거리 400마일, 충전 10분의 현실화
SCC55®는 기존 흑연 음극재가 제공하는 셀 에너지 밀도(250Wh/kg 수준)보다 약 30% 향상된 330Wh/kg를 실현하며, 향후 370Wh/kg 이상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성능 덕분에 75kWh 배터리팩을 적용한 필드 테스트에서는 단일 충전으로 400마일(약 640km) 이상 주행한 결과도 보고되었다.
또한 초급속 충전 환경(350kW 충전기 기준)에서는 0~80% 충전까지 10분 이내로 완료 가능해, 현재 일반 전기차가 30분 이상 소요되는 것과 비교해 획기적인 성능을 보인다. 단, 이러한 충전 성능은 배터리 설계 및 충전 인프라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실리콘 음극재의 약점 보완한 복합 구조
실리콘은 흑연 대비 이론상 10배 이상의 저장 용량(3,600mAh/g)을 제공할 수 있는 물질이지만, 충·방전 시 급격한 부피 팽창과 수명 저하 문제로 인해 상용화가 어려웠다. 그룹14는 실리콘을 다공성 카본 매트릭스 구조 내에 안정적으로 분산시켜 이러한 약점을 극복했다. 이를 통해 1,500회 이상의 충·방전 이후에도 80%의 용량을 유지하는 성능을 확보, 현재 EV에 주로 사용되는 NMC 배터리 수준의 수명을 구현했다는 평가다.
상용화는 2025년부터…“도약의 전환점”
SCC55®는 이미 시험 셀 기반에서 성능을 입증한 상태로, 그룹14는 2025년 대형 포맷 셀을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신기술은 전기차 배터리의 충전 시간과 주행거리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배터리 기술의 결정적 진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만 실제 상용화에 앞서 고출력 충전 인프라 확대와 대량 생산 체계 구축이 병행되어야 하며, 타 제조사와의 협업을 통한 통합 시스템 개발 역시 과제로 남아 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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