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율주행, AI 기반 교통 시스템, 에너지 절감형 모빌리티 등 차세대 기술을 도시 단위로 실증하며 유럽형 스마트시티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오는 9월 9일 독일 뮌헨에서 개막하는 ‘IAA 모빌리티 쇼 2025’를 통해 압축적으로 구현된다. 이 전시회는 전통적인 모터쇼의 경계를 넘어서, 기술-정책-도시가 통합된 유럽형 스마트 모빌리티 전략의 현재와 미래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독일 연방디지털교통부(BMDV)는 지난 7월 16일, 민관 모빌리티 전문가 포럼 ‘EKMI’를 출범시키며 전기차 보급 확대, 화물운송 탈탄소화, 지방 교통 혁신, 철도 및 수운 강화, 재생연료 확대 등 5대 분야를 핵심 교통전환 전략으로 채택했다. 이는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기후중립 달성을 위한 국가적 교통체계 개편에 해당한다.
올해 초부터는 ‘AI 기반 도시 교통 최적화’ 프로젝트가 본격화됐다. 라이프치히와 란다우 등 주요 도시에서 AI가 실시간 교통 흐름을 예측하고 차량 운행을 제어하는 모델이 시험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45개 이상 도시로 확산될 예정이다. 이 과정은 AI 기술의 단순 적용을 넘어, 도시 전체의 운영 방식과 인프라 설계를 재정의하는 흐름으로 전개되고 있다.
독일 항공우주센터(DLR)는 브라운슈바이크 시에서 자율주행 테스트 플릿의 공식 운행을 개시했다. 이 시스템은 차량 하부 플랫폼에 교체형 캡슐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사람과 화물 모두를 수송할 수 있어 라스트마일 물류와 도심 내 이동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구조로 주목받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만 3,500만 유로가 투입됐으며,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검증하고 있다.
프라운호퍼 연구소는 자율주행, 커넥티드 인프라, AI 기반 교통관리 등 12개 핵심 분야에서 통합형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특히 교통 시스템을 넘어 농촌과 도시를 아우르는 연결성 중심의 플랫폼 구축이 핵심 과제로 설정되어 있다. 기술 그 자체보다, 기술과 도시 그리고 사람을 연결하는 설계가 스마트시티의 본질이라는 철학이 반영된 접근이다.
도시 전체가 전시장, IAA 모빌리티 2025가 그리는 미래 도시의 얼굴
IAA 모빌리티 2025는 단순한 자동차 박람회를 넘어, 스마트시티 구현 전략의 총집합체로 기능할 예정이다. 전시장은 물론 뮌헨 시내 전역이 도심 시승 구역과 기술 데모 구간으로 활용된다. 관람객들은 기술을 직접 체험하고, 도심 속 실제 적용 사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환경에 놓이게 된다.
이번 IAA에서 DLR은 초미세먼지까지 차단하는 전기차 콘셉트 모델과 AI 기반 교통 시뮬레이션 기술을 공개한다. 기존 전기차가 놓치고 있던 브레이크 및 타이어 분진까지 제로화하는 '초저입자 배출 차량'은 전동화 패러다임의 새로운 이정표로 주목받고 있다. 프라운호퍼는 도시 데이터 기반 인프라 설계와 자율주행 시스템을 결합한 통합형 솔루션을 제안하며, 산업과 정책이 어떻게 협업할 수 있는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줄 예정이다.
BMDV 역시 전시장 내 부스뿐 아니라 야외 도심 부스를 병행 운영함으로써, 정책-기술-시민체험이 결합된 입체적인 전시 구조를 선보인다. 이는 독일이 스마트시티 전략을 기술이나 교통 시스템이 아닌, 거버넌스와 도시 설계의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업, 기술력만으론 부족…유럽형 협업 전략 필수”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의 유럽 스마트시티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단순한 기술 우위뿐 아니라 정책과 인프라를 읽는 능력, 그리고 현지 파트너십 구축 역량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DLR, 프라운호퍼, BMDV 등과의 전략적 네트워크 구축은 실질적인 시장 진입의 관문이 될 수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독일 스마트시티 시장은 실증 중심에서 통합 솔루션과 정책 대응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연구기관·지자체와의 공동 프로젝트가 효과적인 진출 경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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