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남시현 기자]
“무선충전 기술에서 회로 구성이나 전력 효율 등 전기전자에 대한 부분은 사실상 완성 단계고, 여기서 더 성능을 높이려면 눈을 돌려야 한다. 특히 소재 부분은 기존 업계 전문가들이 신경 쓰지 않은 영역이어서 새로운 답이 될 수 있다. 에타일렉트로닉스는 기존의 페라이트 소재를 스페이스앤빈의 스쿠텀S(방사능, 전자기 등의요인으로부터 장비를 보호하는 소재) 기반의 차폐재로 전환해 완성도를 한 단계 더 올리려 한다”

여태동 에타일렉트로닉스 각자대표는 앞으로의 시장 가능성을 소재 도입, 그리고 협력 관계에서 찾는다. 여태동 각자대표는 한국과학기술원 전기 및 전자공학부에서 무선전력전송 분야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남정용 각자대표와 함께 2019년 에타일렉트로닉스를 창업했다. 에타일렉트로닉스는 창업 1년 만에 중기부 팁스 R&D 선정, 2년 차에 과기정통부 R&D 선정, 3년 차에 초격차 스타트업(DIPS) 1000+에 선정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최초로 무선충전 장치에 대한 KC 인증을 취득해 산업 표준화, 상품화에도 빠른 진전을 보이고 있다. 올해는 소재공학 기업과의 협력구도를 통해 무선충전 기술의 상한선을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여태동 에타일렉트로닉스 각자대표와 민경령 스페이스앤빈 대표를 만나 협력 방안의 전반을 들어봤다.
무선충전 설루션 ‘엘릭스’로 무선충전 장치 시장 공략 中
에타일렉트로닉스는 자기 공진 방식 기반의 무선충전 설루션 ‘엘릭스(ELYX)’와 무선전력 실시간 모니터링 및 원격 제어, 전력 빅데이터 분석 및 예측을 수행하는 ‘엘릭스 링크(ELYX LINK)’를 서비스한다. 엘릭스 하드웨어는 전력 송신부(Tx) 컨트롤 및 코일 모듈과 전력 수신부(Rx) 컨트롤 및 코일 모듈 총 네 개로 구성되며, 무선충전이 필요한 기기와 스테이션에 각각 장착된다. 현재 150W급 소형 장치인 ELYX-150과 550W급 ELYX-10A, 2.4kW급 ELYX-40A 라인업으로 구성되며, 코일과 안테나, 회로와 펌웨어 등의 제작 설계에서부터 데이터 모니터링 플랫폼까지 모두 자체 제작한다.

엘릭스가 특별한 이유는 국가통합인증제도인 KC인증을 취득한 점이다. 에타일렉트로닉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립전파연구원, 한국전파진흥협회 등을 설득해 기존 무선충전 KC 인증의 개정을 요구했다. 이에 호응한 과기정통부가 지난 3월 ‘로봇 무선충전 관련 규제’를 완화하기 위한 고시를 발행했다. 덕분에 기존 50W 수준까지만 해당되던 무선충전 인증이 상업 및 산업용 로봇을 위한 1kW까지 인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KC 인증을 취득하면 제품 안정성, 기술 효율 등을 인정받게 되며 국내는 물론 해외 대상 제품 신뢰성도 좋아진다.
엘릭스 설루션은 뉴빌리티, 에이엠알랩스, 모빈 등 다수의 자율주행 로봇 기업에서 활용 중이다.
무선전력전송 기술은 고점··· 소재로 상한 높여야
에타일렉트로닉스는 KC 인증 등을 토대로 사업성을 끌어올리면서 소재공학 쪽으로 개선의 실마리도 함께 찾고 있다. 여태동 각자대표는 “지금의 무선충전 기술은 전기전자 공학적 측면에 집중돼 있다. 회로 구성이나 전력 효율 등은 완성 상태”라면서, “그러다 보니 기존의 페라이트 소재를 대체하면 성능을 더 높일 수 있으리라 보고 스페이스앤빈과 협력을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에타일렉트로닉스는 스페이스앤빈의 스쿠텀S를 엘릭스 설루션에 장착할 예정이다. 여태동 각자대표는 “이번에 개발하는 무선충전은 기본적으로 자기장으로 전력을 전송한다. 따라서 자기장을 얼마나 잘 가둬서 모양을 만드는가가 중요하고, 이런 부분에 차폐 소재들을 적용할 수 있다. 더 큰 전력을 충전하려면 더 두꺼운 페라이트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래서 스쿠텀S를 여러 차폐부에 적용하면 더 얇고, 가볍게 업그레이드해 무게나 부피, 활용 측면에서 큰 진전을 거둘 것”이라 답했다.

상업적 경쟁력도 크게 강화된다. 여태동 각자대표는 “예를 들어 공장에 로봇 100대를 마련했다. 이를 무선으로 충전하려면 100대를 충전하기 위한 공간이 필요하고, 또 현재는 부피 등의 문제로 무선충전 장치를 세워서 충전한다. 그런데 스쿠텀S를 활용해 충전장치 자체를 얇게 만들면 바닥면에 충전기를 설치해 공간을 절약하고, 충전도 틈틈이 진행해 가동 시간도 늘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도 의의가 있지만, 무선충전기 자체의 활용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차세대 제품으로 해외 공략, 다각적 소재 대체에 집중할 것
기술 기업과 소재 기업의 협력 사례는 수없이 많다. 2010년 초 BMW는 독일의 탄소소재 전문기업 SGL 카본과 협력해 당시 슈퍼카 등에 제한적으로 쓰이는 탄소섬유를 상용 전기차에 도입했고, BMW i3를 시작으로 탄소섬유 상용화의 길을 열었다. 반도체 제조용 노광 장치 제조사 ASML은 7나노미터 이하 공정을 달성하기 위해 자외선 광원 기술 혁신이 아닌 칼자이스의 렌즈 기술을 돌파구로 삼았다. 이를 바탕으로 ASML은 현재 2nm 이하의 초미세 회로를 구현해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을 지원하고 있다.

무선 충전 설루션 기업 에타일렉트로닉스와 방사선 차폐 소재 기업 스페이스앤빈의 만남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민경령 대표는 두 기업 간 협력으로 더 큰 목표를 수립하고 달성할 것으로 본다. 민경령 대표는 “산업에 신소재를 적용하려면 안정성이 가장 중요하고, 그다음이 기술력이다. 앞으로 첨단 산업은 경량화와 기술 고도화가 중요한데 스타트업 혼자서 이런 과업을 이루기는 어렵다. 그런 점에서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고자 에타일렉트로닉스와 손을 잡았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에타일렉트로닉스를 통해 스페이스앤빈이 새로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고, 소재 대체가 필요한 다양한 산업군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이미 많은 분야에서 협업 요청을 받고 다각적으로 접근 중이다. 딥테크는 기술을 깊게 파고든다는 의미도 있지만 다차원적으로 접근한다는 의미도 있다. 스쿠텀S가 우주를 비롯한 산업 전반을 개척해 나가도록 브랜드화하고, 시장의 표준으로 자리 잡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여태동 각자대표도 “자성소재 기술 발전이 무선전력전송 기술을 한 단계 더 올려줄 것으로 생각한다. 스페이스앤빈을 알게 되어 엘릭스 브랜드의 가치를 한 단계 더 높일 것으로 기대되며, 장기적으로는 무선충전 시장에서 표준으로 자리 잡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라는 뜻을 밝혔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