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상반기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들이 괄목할 만한 약진을 이어가며, 일부 유럽 전통 강자들을 위협하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JATO 다이내믹스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6월 유럽 내 전체 신차 등록대수는 전년 대비 4.4% 줄어든 125만 대를 기록했으나, 중국 브랜드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2배 가까이 상승하며 5.1%에 도달했다. 이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5.2%와 거의 대등한 수준이다.
특히 BYD, JAC, 리프모터(Leapmotor), 샤오펑(Xpeng) 등 중국 주요 브랜드 4곳이 시장 점유율 상승을 견인했다. 그 중에서도 BYD는 2024년 상반기에만 약 70,500대를 등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11% 성장했다. 이는 단일 브랜드로서 유럽 시장에서 전례 없는 성장세로, 중국차에 대한 유럽 소비자들의 수용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유럽과 미국 브랜드 일부는 점유율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스텔란티스는 16.7%에서 15.3%로, 테슬라는 2.4%에서 1.6%로 각각 떨어졌다. 특히 테슬라의 경우, 기대를 모았던 신형 모델 Y 투입에도 불구하고 BYD, 폭스바겐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한 채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JATO의 글로벌 애널리스트 펠리페 무뇨스는 "가격 상승 지속, 유럽과 주요 교역국 간의 지정학적·경제적 갈등, 코로나 이후 시장의 냉정한 현실 등이 전반적인 시장 둔화의 배경"이라며, "테슬라 역시 기술력만으로는 주도권을 지키기 어려운 환경에 놓였다"고 진단했다.
한편, 전기차 시장 자체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유럽 상반기 배터리 전기차(BEV) 등록대수는 전년 대비 25% 증가한 119만 대를 돌파하며, 사상 처음으로 100만 대를 넘겼다. 전체 시장 점유율도 17.4%로 확대되며 유럽 내 전기차 전환 속도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중국 브랜드의 약진과 전통 강자들의 정체는 유럽 시장 재편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특히 가격 경쟁력과 전기차 기술을 앞세운 중국 브랜드의 확산은 향후 유럽의 전기차 산업 정책 및 무역 규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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