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게임 시장의 화두로 떠오른 생성형 AI가 게임 시장에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디자인 전문 매체 Creative Bloq는 최근 "AI 기술을 활용한 게임이 스팀 내에서 급속히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AI Generated’라는 태그를 단 게임 수가 1년 전 약 천 개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해 현재 8천 개에 달하는 등 AI 생성 게임이 1년 사이 700%나 증가했다"라고 보도했다.

이는 단순히 “AI로 만든 게임도 있다”라는 수준에 머물러 있던 AI 생성 게임이 기술 실험 수준을 넘어, 상업 게임의 실제 개발 도구이자 콘텐츠 제작의 핵심 기능으로 작용하는 흐름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 AI 게임 중 상당수는 ‘챗 GPT’와 같은 LLM 모델을 기반으로 한 NPC 대사 생성, 미드저니 기반 배경 삽화, ‘스테이블 디퓨션’(Stable Diffusion) 등으로 구성된 일러스트 등 다양한 기술을 게임의 핵심 구성 요소로 활용하고 있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대화형 콘텐츠 중심의 AI 게임들이다. 일례로, 2023년 출시된 ‘AI 로그라이크’는 ‘챗 GPT’를 기반으로 이용자와 상호작용하며 적의 성격, 아이템 설명, 스토리를 실시간으로 생성해내는 독특한 텍스트 기반의 RPG를 선보였다.

이를 통해 게임의 결과는 플레이마다 달라지며, 이는 기존 스크립트 기반 로그라이크 게임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경험을 제공하여 현재 스팀에서 ‘매우 긍정적’ 평가를 받는 중이다.
또한, 성인용 비주얼 노벨 및 시뮬레이션 장르에서는 ‘Midjourney’, ‘DALL·E’ 등의 이미지 생성 기술이 배경, 캐릭터 디자인을 제작하는 데 활용되고 있으며, 판타지, 미래 SF, 스팀펑크 등 다양한 무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 짧은 시간에 다수 출시되기도 했다.
이처럼 AI 생성 게임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용자들의 반응은 아직 AI 생성 게임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강한 상황이다.
이용자들이 AI 생성 게임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는 이유는 크게 2가지다. 하나는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 품질 검증 없이 쏟아지는 저품질 게임이 시장을 오염시키고 있다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AI로 생성된 이미지 중 다수가 다른 작가의 작품을 학습하여 사실상 무단 도용이나 다름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일례로 지난 3월 인기 생존 게임인 ‘아크 서바이벌’의 경우 10주년을 기념한 프로모션 영상 전체를 AI 이미지로 대체하여 실제 게임에 없는 콘텐츠가 등장하거나, 어색한 손과 연출로 무성의하다는 비판을 받았고, 게임의 명성 자체가 크게 실추되기도 했다.
이에 스팀을 서비스 중인 밸브 역시 AI 게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공개한 상태다. 밸브는 2023년 말 공식 개발자 가이드라인을 통해 “AI를 사용해 만든 콘텐츠의 경우 스팀에 등록할 수 있지만, 저작권 이슈와 콘텐츠 품질에 대한 책임은 개발사에 있다”라는 원칙을 밝혔다.
여기에 스팀에 등록된 게임의 상세 페이지에 ‘AI Generated’라는 태그를 부착할 수 있게 허용하고 있으며, 이에 해당 태그를 필터링 옵션으로 지정할 수도 있는 등 이용자들의 의견에 따라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용자들의 인식에도 불구하고, 향후 AI는 게임 업계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코드 생성, 밸런싱 테스트, 시나리오 시뮬레이션 등 점점 더 많은 영역에서 AI의 개입이 확대되고, 있으며, 소규모 인디 개발자에게는 개발 인력을 대체할 수 있는 ‘생산성 증강 도구’로서 AI의 존재감이 날로 커지는 중이다.
국내 역시 넥슨, 엔씨, 넷마블 등 다양한 기업에서 AI R&D(연구개발) 프로젝트에 큰 공을 기울이고 있으며, 올해 개최된 ‘2025 NDC’(넥슨 개발자 컨퍼런스)에서는 이를 활용한 다양한 시도와 기능에 대한 강연이 이어져 게임 업계의 높은 관심을 입증하기도 했다.
과연 무서운 속도로 게임 업계에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AI가 향후 어떤 형태로 발전하여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을지 앞으로의 모습이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