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중국 이야기다. 그만큼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20세기 말, 21세기 초에는 일본차가시장을 주도했고 주목도도 높았다. 7월 11일 칼럼에서 중국 자동차산업의 구조조정에 대해 언급했다. 내부적으로 문제가 많다는 것이었다. 그에 대해 다양한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극단적인 표현도 등장한다. 중국 자동차산업은 망했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그런 표현은 자주 있었지만 신빙성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시진핑이 직접 나서 중국의 전기차 산업의 과잉투자와 출혈경쟁에 대해 경고 하고 나섰다. 사회주의 국가 중국은 정부가 정책을 이끌고 가는 것은 당연할 텐데 최고 권력자가 직접 나선 것이 상황의 심각성을 말해 준다. 그러나 중국 미디어들은 잘 나가는 상황을 주로 보도한다. 시진핑의 경고를 계기로 최근 중국자동차산업의 양면을 또 다른 각도에서 짚어 본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국 모든 성(省)이 반드시 전기차 산업에 투자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지방정부의 중복된 전기차 투자와 과잉설비 문제에 우려를 표한 것이다. 중국 전기차 산업 전반에 걸쳐 난립하는 브랜드와 과잉 생산, 그리고 심화되는 가격경쟁에 대해 중앙정부의 최고 권력자가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기억하는 바로는 중국에서 최고 권력자가 자동차산업에 대해 경고한 것은 처음인 듯 싶다. 사회주의 국가에서 최고 권력자의 직접적인 발언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이다.
내부적으로 그 기세만큼이나 커다란 부작용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올 상반기 가격 인하 경쟁은 지금 가장 잘 나가는 BYD 가 시작했다. 그 배경에는 판매 감소가 있다. 지난 6월 말 일부 중국 공장의 교대 근무를 줄이고 새로운 생산 라인 추가 계획을 연기했다. 생산 감축 조치는 최소 4개 공장에서 시행되었으며, 야간 근무가 취소되고 생산량이 최소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는 뉴스가 등장했다. 이러한 조치의 정확한 규모와 기간은 불분명하다.
결국 BYD를 필두로 차량 가격을 원가 이하로 낮춰 경쟁사를 압박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산업 생태계 전반의 지속 가능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BYD의 시걸이 8,000달러대라는 놀라운 가격을 자랑하지만, 이 같은 가격 책정이 가능한 배경에는 소규모 협력업체에 대한 과도한 단가 인하 요구와 지불 지연 같은 부작용이 자리하고 있다. 일부 협력업체는 공급 대금을 제때 받지 못해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호소하고 있다.
지커와 네타는 공격적인 판매 목표 달성을 위해 실제보다 판매량을 부풀렸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6만 대 이상의 차량 판매 수치를 부풀렸다는 것이 골자다. 팔리지도 않은 신차를 중고차로 둔갑시켜 판매하는 수법도 이미 여러차례 언급됐다. 중국 자동차 업계에서는 구매자에게 인도되기 전 판매된 차량을 마일리지가 없는 중고차라고 부르며, 이러한 현상은 시장의 치열한 경쟁 상황을 반영한다.
이에 따라 최근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은 공급업체에 대해 60일 이내 대금 지급을 원칙으로 하는 공동 합의를 발표했지만, 정부는 이보다 더 근본적인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비정상적인 가격 인하를 멈춰야 하며, 이를 계속할 경우 정부가 개입할 것이라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결국은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쟁력 없는 브랜드는 퇴출되거나 인수합병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포화 상태인 중국 전기차 시장에 피할 수 없는 변화다. 코로나를 전후해 불거진 헝다와 비구이위안 등 부동산 업체들의 그것과도 비교된다.
중국 기업체의 생사여탈권은 정부가 쥐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 BYD 등 외적으로 성장을 하고 있는 업체를 부동산업체들처럼 처리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시진핑 주석이 언급한 지방정부의 무분별한 전기차 산업 투자 확대는 생산시설 과잉 문제와 맞물려 중앙정부 차원의 산업 통제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현재 약 14억 명에 달하는 인구를 기반으로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을 형성하고 있지만, 현재의 브랜드 수와 공장 가동 수준은 수요를 초과하는 과잉 공급 상태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전기차 산업은 여전히 중국의 전략 산업이다. 국가 주도의 전환은 계속될 것이다. 다만, 지금처럼 경쟁사 간 ‘치킨게임’ 양상으로 진행되는 가격 전쟁은 산업 생태계 전체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보다 직접적인 조정자로 나설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중국 당국도 신에너지차 업계 관계자들과 회의를 열고 시장 경쟁 규제 및 질서 확립을 촉구했다. 공업정보화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이 공동 주관한 회의를 통해 신에너지차 부문에서 합법적이고 공정하며 정직하고 적절하며 질서 있는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노력을 강조했다. 제품 가격 모니터링, 제품 적합성 검사 실시, 공급업체에 대한 지불 기간 단축 등의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당국은 신에너지차의 전력 소비 제한 및 배터리 재활용 안전에 대한 업계 표준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NEV 제조업체의 제안을 요청하고 우려 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정기적인 소통 채널 구축과도 연계될 것이라고 했다. 최근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나타난 판매량 부풀리기 논란 등 과열 경쟁 양상에 대한 당국의 대응이다.

그러나 이런 내부의 문제는 중국차의 실적으로 가려지고 있다. 증국자동차의 2025년 상반기 실적은 주로 주요 업체들이 전례 없는 판매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그에 관한 구체적인 데이터는 이전 칼럼에서 언급했다. 일대일로의 경로를 따라 시장을 확대한다는 점도 다른 칼럼에서 언급했었다.
중국시장에 대한 데이터는 언제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정부의 통제를 받는 미디어들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내실과는 관계없이 생산과 판매 데이터는 일치하는 예가 많다.
이번에는 올 해 해외 시장의 변화에 관한 것이다. 2025년 1월부터 5월까지 중국 승용차 수출 시장이 다양한 현지 정책과 지정학적 요인에 힘입어 크게 다변화되고 있다. 멕시코와 아랍에미리트(UAE)가 주요 수출 대상국으로 부상한 반면, 러시아로의 수출은 급감했다.
멕시코는 5월에만 전년 동기 대비 24.2% 증가한 18만 9,273대의 중국산 승용차를 수입했다. 멕시코가 중국의 최대 승용차 수출 대상국으로서의 입지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아랍에미리트(UAE)도 같은 기간 17먼 7,091대가 출하되며 중동 지역에서 중국의 최대 승용차 수출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30.7% 증가하며 중동 2위 시장을 유지했다.
반면 러시아로의 중국 승용차 수출은 55.3% 감소한 14만 6,210대로 급락했다. 치솟는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그리고 자동차 폐차세의 급격한 인상 등이 소비자 신뢰와 최종 가격에 부담을 주어 수요 위축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단기적으로 중국의 대 러시아 승용차 수출은 상당한 난관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남미와 유럽 시장은 완만한 회복 조짐을 보였다. 브라질의 전년 동기 대비 수출 감소율은 14.9%로 줄어들었다. 유럽에서는 영국이 수출 감소율을 2.6%로 완화한 반면, 벨기에는 0.7%의 소폭 증가를 기록했다. 스페인은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현지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며 강력한 모멘텀을 유지했다.
같은 기간 신에너지차 수출 순위는 전통적인 성숙 시장에서 정책 주도형 신흥 시장으로 뚜렷하게 전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 신에너지차 산업의 지역적 다변화 추세를 명확히 보여주는 결과다.
지역 무역 협정과 전기차 친화적인 정책에 힘입어 멕시코와 동남아시아는 중국 신에너지차의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수출 대상 시장으로 급부상했다. 멕시코에 6만 9,103대의 신에너지차를 수출하며 전년 동기 대비 165.2%라는 경이로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성장세가 소폭 둔화되기는 했지만, 그 모멘텀은 여전히 강력하다.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은 전기차 관련 산업에 대한 법인 소득세 면제 등 신에너지차 정책 프레임워크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로의 수출은 전년 대비 103.9% 급증했다. 중국 정부는 BYD, GAC AION 등 자국 완성차 업체들에게 현지 생산을 지원하기 위한 세금 인센티브를 약속했다. 7월 1일에는 샤오펑이 현지 파트너인 한달 인도네시아모터와 함께 서부 자바에 첫 해외 공장을 가동하며 CKD 방식으로 X9 모델 생산을 시작했다. 중국 신에너지차 제조업체들은 현지화 및 수출 역량 강화를 위해 동남아시아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중동 지역에서도 중국산 신에너지차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경우 1월부터 5월까지 신에너지차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09.6% 증가했다. 배터리 소재 및 배터리 관리 시스템에 대한 중국의 기술적 강점이 하이테크 신에너지차 시장의 성장을 뒷받침하고 중국 모델에 대한 수입 수요를 촉진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 시장에서는 강화된 탄소 배출 기준이 내연기관차에서 신에너지차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스페인은 중국의 신에너지차 수출 순위에서 9위에서 8위로 상승하며 전년 동기 대비 35.0% 증가했다. 영국의 수출량은 첫 5개월 동안 5.8% 증가한 7만 1,564대에 달해 1월~4월 기간의 0.7% 감소세를 반전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번 데이터는 중국 신에너지차 산업이 단순히 수출량을 늘리는 것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전략적인 시장 다변화를 꾀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단순히 차량을 수출하는 것을 넘어, 해외 현지 생산 역량을 공격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이는 각국 시장의 규제, 물류 비용에 대응하고 현지 수요를 본격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BYD는 지난주 브라질 바이아 주에 위치한 공장에서 첫 번째 브라질산 전기 승용차 생산을 시작했다. BYD는 착공부터 생산까지 단 15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이는 남미 BYD와 지속 가능한 운송의 새로운 장을 예고한다고 밝혔다.
총 55억 헤알(약 10억 달러)이 투자된 이 브라질 생산 기지는 배터리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생산하며, 연간 생산용량은 15만대로 예정하고 있다. BYD는 2015년에 첫 번째 공장을 건설해 전기버스를 조립했다. 2017년에는 태양광 모듈 공장, 2020년에는 LFP배터리 공장을 가동했다.
BYD는 2021년 브라질 시장에 신에너지차 승용 모델을 출시한 이후 현재까지 브라질에서 누적 13만대를 판매했다. 특히 2025년 1분기에는 2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현지 신에너지차 시장 선두를 차지했다. 5월에는 브라질 자동차 브랜드 소매 판매 순위에서 9.7%의 시장 점유율로 4위까지 뛰어오르기도 했다. 현재 BYD는 전 세계 110개 이상의 국가 및 지역 시장에 진출해 있으며, 2025년 상반기 해외 판매량은 47만 대를 넘어 전년 동기 대비 132% 급증했다.
창안자동차도 태국에 건설한 최초의 해외 신에너지차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했다. 이 공장의 연간 생산용량은 현재 10만대로 몇 년 안에 20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단순히 차량 생산을 넘어, 태국 라용에 예비 부품 창고를 설립하고 공급망 현지화를 추진하며, 업스트림 및 다운스트림 가치 사슬 전반에 걸쳐 30,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창안자동차는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한 현지 공장 건설도 계획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해외 현지 생산 확대가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서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토요타와 폭스바겐, 현대차그룹, GM 등 기존 메이저 업체들이 지난 수십 년 동안 그랬다. 현지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비용 효율성을 높이며, 시장 출시 속도를 단축하고, 다양한 현지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생산 시설을 건설하는 것은 필연적인 수순이다.
현지 생산 확대가 단기적으로는 중국의 수출 수치를 감소시킬 수 있지만, 이는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세계화가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중국자동차제조업협회(CAAM)는 2035년까지 중국을 제외한 해외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 차량 점유율 15% 달성을 목표로 설정한 것도 주목을 끈다. 중국 브랜드 차량이 생산하는 전체 차량의 약 35%를 해외 시장에서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목표 설정은 중국 내 자동차 업계의 과잉 생산 능력으로 인한 심화된 가격 경쟁과 무관하지 않다. 일각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수출 공세를 펼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어 왔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해외 현지 생산을 지원할 계획이며, 정부 지도를 받는 CAAM은 BYD 등 중국 브랜드 차량의 해외 생산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중국 정부는 중국 기업이 진출한 각국의 정부 및 산업 협회와의 협력을 심화하는 동시에, 중국 기업들에게 과도하게 저렴한 가격의 해외 판매를 자제하도록 요청할 방침이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불필요한 마찰을 줄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의 아메리칸 퍼스트 정책과 다른 방향이다.
이처럼 해외 시장의 급속한 확대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진핑까지 나서 과잉 생산과 출혈경쟁을 경고하고 나선 것을 그동안의 서구적인 사고방식으로 해석해야 할까, 아니면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야 할까? 시장이 기술이라는 명제대로 대세는 변하지 않을까? 1929년 미국의 경제 대 공황이 가격인하 경쟁의 결과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그 주장이 맞는지는 별도로 하고 지금 중국도 그런 끔찍한 상황에 처할지는 알 수 없다. 지켜 보는 입장에서는 답답할 뿐이다. 그 어느 분석도 와 닿지 않기 때문이다. 예측 불가 인물 트럼프로 인한 것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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