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짧은 영상 등을 자주 보는 이용자라면 영어 발음을 정확하게 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가거나, 사용자가 소리를 내면 움직이고 점프하는 병아리를 더 먼 거리까지 보내는 게임 영상을 한 번쯤 시청했으리라 본다. 손이 아닌 사용자의 입이나 소리로 즐기는 게임이 간단하면서도 이색적인 모습이라 이용자의 시선을 끌기에 부족하지 않아 보인다.
그리고 우리가 즐기는 게임 시장에는 이러한 간단한 형태의 게임 외에도 사용자의 음성을 인식해 대전을 펼치거나 게임 속 캐릭터의 생존을 도와주는 등 다양한 모습을 가진 게임이 등장하고 있다. 손 대신 입을 통해 말로 즐기는 다양한 게임을 함께 만나 보도록 하자!

먼저 크래프톤의 AI 전문 스튜디오인 렐루 게임즈가 개발한 '마법소녀 카와이 러블리 즈큥도큥 바큥부큥 루루핑'이다. 24년 5월 출시된 이 게임은 독특한 설정과 게임 플레이 방식으로 이용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게임에서 이용자는 마법 소녀로 각성해 전투를 벌인다. 화면에 표시되는 마법 주문을 따라 주문을 외우면 이용자의 주문을 AI가 분석해 마법이 시전되고 대미지가 결정되는 방식이다. 게임에서 UI 조작 정도를 제외하면 모두 이용자의 마이크 입력인 목소리로 진행된다.
주문을 또박또박 잘 읽어야 주문이 시전되는 것이 특징이며, 일반적인 스토리 모드 외에도 다른 이용자와 대결을 펼치는 PvP도 준비가 되어 있다. 독특한 플레이 방식이 관심을 받은 게임은 지난 지스타 2024에서 현장 대결 이벤트로 엄청난 관심을 받기도 했다.

나의 목소리가 게임 속 캐릭터의 생존을 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별의 속삭임이라는 뜻의 '위스퍼스 프롬 더 스타(Whispers from the Star)'라는 게임이 그 주인공이다. 이 게임의 특징은 AI 기반의 대화 시스템이다.
이용자는 우주선이 외계 행성에 불시착하여 조난당한 학생 스텔라와 유일하게 연락할 수 있는 존재가 되어 음성을 통해 스텔라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그녀를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하고, 외계 행성에서의 생존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
정해진 선택지가 아니라 채팅이나 마이크를 활용한 목소리 입력으로 대화를 진행하며 스토리가 진행되는 것이 게임의 특징이다. 게임은 아직 출시되지 않았지만, 현재 스팀을 통해 데모 버전을 만나볼 수 있으며, 제대로 된 게임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역시나 마이크가 필요하다.

계속 대화해야 터지지 않는다는 뜻의 제목을 가진 '킵 토킹 앤 노바디 익스플로드'도 인상적인 게임이다. 이 게임은 캐나다의 독립 게임 개발사 스틸 그레이트 게임즈에서 개발한 협동 퍼즐 비디오 게임이다. 2015년 가상현실(VR)로 처음 출시됐고, 이후 PC 등 다른 플랫폼으로 진출했다.
이 게임은 서로 떨어져 있는 이용자가 한 명은 폭탄을 해제하고, 다른 한 명은 매뉴얼을 보면서 폭탄을 해제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맡아 진행한다. 폭탄 해체를 돕는 이용자는 폭탄을 직접 보지 못하고 폭탄을 해체하는 사람의 설명을 듣고 매뉴얼에서 폭탄의 해체 방법을 찾아 전달해야 한다. 반대로 폭탄을 해체하는 이용자도 설명만 듣고 진행해야 하기에 서로 간의 소통이 상당히 중요하다.
게임은 소통의 재미가 극대화되어 있다. 오직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자칫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면 게임이 끝날 수 있어 몰입감이 뛰어나다. 또 한쪽만 잘한다고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협동심도 게임의 포인트 중 하나다.

2020년 출시된 '파스모포비아'도 게임 플레이에 목소리가 게임 플레이 방식 중 하나의 핵심 축이다. 이 게임은 4인이 즐기는 1인칭 협동 어드벤처 호러 게임이다. 이용자가 유령 사냥꾼이 되어서 건물을 돌아다니며 유령의 정체를 밝히는 것이 게임의 목표다.
게임의 특징은 게임 속 유령이 이용자의 말을 듣고 반응한다는 것이다. 유령과 소통하기 위해 마이크를 사용해 질문을 해야 한다. 유령을 부르거나 질문하면 불을 켜기도 하고 물건을 움직이기도 하는 등의 반응을 한다.
문제는 비명이나 큰소리를 내면 반대로 유령의 위협이 시작된다는 점이다. 자칫 비명과 같은 큰소리를 내면 게임 오버로 이어질 수 있어 세심한 플레이가 필요하다. 목소리 플레이가 중요한 게임에서 목소리를 내면 위험해져 딜레마에 빠지는 것이 게임의 포인트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