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의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가 올해 실적에 대해 경고음을 내놨다. 7월 30일, 메르세데스-벤츠 그룹(Mercedes-Benz Group)은 자사의 2024년 승용차 부문 이익률 전망치를 기존 6~8%에서 4~6%로 낮춰 잡았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 간 통상 마찰로 인한 관세 부과 영향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미국 시장으로 수출되는 유럽산 차량에 대한 관세 영향만으로도 승용차 부문 조정 전 영업이익(EBIT)에 약 3억6,200만 유로(약 4억1,800만 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약 150베이시스포인트(bp)에 해당하는 수익률 하락 요인으로, 메르세데스는 올해 초 수익률 가이던스를 제시했으나 관세 변수를 반영하지 않아 4월에 이를 철회한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모닝스타는 메르세데스가 미국으로 수출되는 유럽 차량 비중이 높기 때문에, EU-미국 간의 통상 조건 변화에 다른 경쟁업체보다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메르세데스는 캐나다나 멕시코 등 관세 우회 통로를 적극 활용하는 다른 브랜드들과 달리, 독일과 기타 EU 생산 기지 중심으로 수출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관세 타격이 직접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 2024년 2분기 실적은 이미 수익성 약화를 드러내고 있다. 승용차 및 밴 부문 판매 부진과 관세 부담이 겹치며, 조정 후 영업이익(EBIT)은 19억9,000만 유로(약 23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매출은 331억5,000만 유로로 전년 대비 9% 하락했다.
메르세데스는 올해 전체 매출 전망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승용차와 밴 사업 모두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점을 공식화하며,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서도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고금리·고환율 기조와 미·중 갈등, 그리고 보호무역주의의 부활까지 복합적 리스크가 중첩되는 상황 속에서, 프리미엄 브랜드 역시 글로벌 공급망의 정치적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을 이번 메르세데스의 실적 하향 조정은 여실히 보여준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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