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에너지솔루션이 43억 달러(약 5조 9,000억 원) 규모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배터리 시장 재편에 시동을 걸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7월 30일, 특정 글로벌 고객사와 장기적인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 상대방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업계는 테슬라의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부문용 공급 계약으로 보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2027년 8월부터 2030년 7월까지 3년간 유효하며, 계약 연장 및 공급 확대 옵션이 포함돼 최대 7년까지 연장 가능하다. 공급될 제품은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미시간 공장에서 5월부터 본격 생산 중인 LFP 배터리로, 향후 미국 내 배터리 공급망 재편에도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미국 내에서 LFP 배터리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소수의 업체 중 하나다. 그동안 미국 LFP 시장은 중국계 업체들이 독점해 왔지만, 미중 갈등 및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등으로 현지화된 생산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LGES는 이번 계약을 통해 미국 시장 내 LFP 공급 주도권을 확보하는 동시에, 중국 기업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적 위치를 확보하게 됐다.

배터리의 용도와 관련해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전기차인지 ESS인지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지만,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공급 대상은 테슬라의 에너지 저장 시스템일 가능성이 높다. 이는 LGES가 전통적으로 전기차 중심의 파우치형 배터리 경쟁에서 확장해, 고정형 저장장치 분야로도 고객군을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계약은 또한 미국 현지에서 전개 중인 LGES의 생산·기술·공급 전략의 일환으로, 북미 지역에서의 배터리 시장 주도권 강화를 위한 포석으로 평가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GM(제너럴모터스), 테슬라 등 북미 완성차 및 에너지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IRA 대응 및 현지 조달 체계를 강화해왔다.
한편, 이와 유사한 시점인 지난 28일,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삼성전자와 165억 달러(약 22조 원) 규모의 반도체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한·미 기업 간 전략적 협력 관계가 배터리뿐 아니라 반도체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LFP 공급 계약을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와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에너지 저장 시스템 시장에서도 핵심 공급사로 부상할 가능성을 높였다. 또한 미국 내 배터리 생산과 기술 자립에 대한 전략적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며, 향후 글로벌 LFP 시장의 주도권 경쟁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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