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다는 최근 굿우드 페스티벌에서 공개한 Super EV 콘셉트의 간접적인 양산형으로 해석되는 ‘N-One e:’를 일본 시장에 먼저 출시한다. 이번에 공개된 N-One e:는 Super EV와는 달리 과감한 펜더 디자인 없이 전통적인 박스형 경차 스타일을 고수하면서도, 도심형 전기차의 실용성과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모델이다.
크기는 전장 3.4m, 전폭 1.48m, 전고 2m 미만으로, 일본 경차 규격에 맞춰 설계되었으며, 출력은 최대 64마력으로 제한된다. 비록 배터리 용량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한 번 충전으로 최대 270km(WLTC 기준)를 주행할 수 있어, 동급 경형 전기차 기준에서는 상당히 긴 주행거리를 제공한다.

기능성 중심의 실내 구성… 화면 유무도 선택 가능
N-One e:는 실내 구성에서도 실용성과 고객 맞춤성을 강조한다. 기본형에는 센터 디스플레이 없이 공조 전용 물리 버튼만 탑재되며, 상위 트림에는 9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제공된다. 이는 일본 내 고령층이나 터치스크린을 선호하지 않는 소비자를 고려한 설계다. 센터패시아 중앙에는 작은 선반과 수납공간이 통합돼, 좁은 실내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혼다 매직시트와 V2L까지… 작지만 ‘다 갖춘’ 경형 EV
N-One e:의 후석은 50:50 분할 폴딩이 가능하며, 시트 쿠션을 위로 접어 올리는 ‘혼다 매직시트’ 기능도 탑재되어 있다. 이를 통해 소형 화물 운송 등 실질적인 적재 기능도 충실히 갖췄다.

또한, 원페달 드라이브 버튼, 그리고 외부 전력 공급을 지원하는 V2L(Vehicle-to-Load) 기능도 포함된다. 혼다는 별도로 가정용 전원 어댑터(파워 서플라이 커넥터)를 판매하며, N-One e:를 이동형 보조 전력원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비록 배터리 용량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작년 선보인 N-Van e:가 29.6kWh 배터리를 사용한 점을 고려하면, 실용적 수준의 전력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흥미로운 점은, 충전 포트를 재활용 자동차 범퍼 소재로 제작한 전면 그릴에 통합했다는 것. 친환경 전기차로서의 정체성을 디자인에서도 반영한 셈이다.

유럽형 Super EV보다 한발 앞선 실전형 모델
N-One e:는 향후 유럽 출시가 유력한 Super EV의 경차 버전으로, 사실상 Super EV가 양산되기 전 혼다의 차세대 도시형 전기차 전략을 먼저 실현한 모델로 해석할 수 있다. 디자인은 좀 더 절제됐지만, 기능성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현실적 모델로, 일본 내수 시장을 넘어 동남아 혹은 기타 소형차 중심 국가로의 확장 가능성도 점쳐진다.
혼다는 오는 8월 1일부터 일본 시장에서 사전 주문 접수를 시작하며, 가을부터 순차적으로 고객 인도를 시작할 예정이다. 도심 거주자나 세컨드카 수요, 초보 운전자 및 고령자층을 겨냥한 이번 N-One e:는, EV 대중화를 위한 또 하나의 ‘작지만 중요한 발걸음’이 될 수 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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