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다가 오는 9월 2일, 브랜드의 SNS를 통해 신형 전기 모터사이클을 공개할 예정이다. 위장막을 씌운 티저 이미지만으로도 이 모델이 단순한 전기 스쿠터가 아닌 ‘진짜 모터사이클’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그간 전기 이륜차 시장에서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여온 혼다가 드디어 본격적인 ‘전동화의 속도’를 올리려는 모양새다.
스쿠터 아닌 정통 전기 모터사이클
혼다의 이번 티저 이미지는 날렵하지만 과하지 않은 차체 라인을 가진 모터사이클의 실루엣을 담고 있다. 일반적인 라이딩 자세, 2인승 시트 구성, 싱글 사이드 스윙암, 그리고 풋 포워드 스쿠터가 아닌 스탠다드 바이크의 형태다. 이는 혼다가 이번 모델을 스쿠터가 아닌 ‘모터사이클’로 정의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차체 디자인은 스포츠 바이크처럼 극단적인 페어링은 없지만, 어느 정도의 역동성과 세련됨을 갖췄다. 이런 디자인 특성은 지난해 밀라노 모터사이클쇼(EICMA)에서 선보였던 'EV Fun 콘셉트'와 매우 흡사하다.

EV Fun 콘셉트 양산형? 도심형 커뮤터로 유력
혼다의 이번 모델이 EV Fun 콘셉트의 양산형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해당 콘셉트는 경량 플랫폼 기반으로 개발된 도심형 바이크로, 장거리 주행보다는 일상 주행에 특화된 형태다.
전기 모터사이클 시장에서 ‘도심형 커뮤터’는 가장 현실적인 해법으로 여겨진다. 라이브와이어, 리비드(Ryvid), 캔암(Can-Am), 카와사키 등도 이 전략을 택하고 있다. 장거리 주행에 필요한 대용량 배터리 부담을 줄이는 대신, 짧은 주행 거리와 빠른 충전이 가능한 설계를 우선하는 방식이다.
혼다가 최근 출시한 전기 스쿠터 EM1 e:와 동일한 ‘탈착식 배터리 시스템’을 적용할지 여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유사한 도시형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전개가 유력하다.

혼다, 전기 바이크 시장에서 속도 올리나?
혼다는 수년 전부터 "2025년까지 10종 이상의 전기 이륜차 모델을 출시하겠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소형 전기 스쿠터 중심의 소규모 출시와 오프로드 콘셉트(예: CR Electric) 수준에 그쳤다.
이번 9월 신모델 공개는 혼다의 전동화 계획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전기 이륜차 시장에서 한 발 앞서 나간 브랜드들—제로(Zero), 라이브와이어(LiveWire), 심지어 스타트업들까지—가 점유율을 넓히는 가운데, 혼다는 이제서야 움직이기 시작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혼다의 첫 정통 전기 모터사이클이 어떤 성능과 가격, 기술을 보여줄지가 향후 시장 판도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혼다의 이번 신모델 공개는 브랜드의 전기 모터사이클 전략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업계 최대 이륜차 제조사로서 혼다가 본격적으로 전기화에 나선다면, 시장 전체에 미치는 파급력은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9월 2일 공개될 이 모델이 EV Fun 콘셉트 기반의 도심형 전기 바이크일지, 혹은 새로운 기술을 담은 전략 모델일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확실한 것은 이제 혼다도 ‘본격적인 전동화의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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