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가 유럽 시장에서 플래그십 세단과 SUV인 모델 S 및 모델 X의 신규 주문 접수를 또다시 중단했다. 이는 지난 6월 진행된 마이너 리프레시 이후 불과 한 달여 만의 조치로, 소비자들과 업계 모두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리프레시 이후 주문 중단, 2021년과 데자뷔
이번 조치는 테슬라에게 낯설지 않은 전략이다. 지난 2021년에도 모델 S와 X의 리프레시 버전이 공개된 후, 유럽에서의 신규 주문 접수가 8개월 이상 중단된 바 있다. 당시 테슬라는 1월에 리프레시 모델을 발표했지만, 12월까지 주문을 받다가 이후 돌연 중단했고, 실제 주문 재개는 이듬해 8월이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6월의 리프레시 발표 이후 약 한 달이 지난 시점에 테슬라는 유럽 사이트에서 온라인 구성기를 비활성화했다. 현재 해당 페이지에서는 재고 차량만 확인 가능하며, 신규 맞춤 주문은 불가능하다.
생산은 미국 프리몬트 공장에서만…물류·공급 문제?
테슬라는 모델 S와 X를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 단독으로 생산하고 있다. 다른 기가팩토리(베를린, 상하이 등)는 모델 3와 Y에 집중돼 있으며, 플래그십 라인업의 생산은 여전히 북미에만 의존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주문 중단은 생산 여력 문제 혹은 물류 병목 현상 가능성을 시사한다. 실제로 2021년에도 테슬라는 S/X 리프레시 이후 생산 정상화에 큰 어려움을 겪은 바 있으며, 이번에도 유사한 상황이 재현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수요 감소에 따른 전략적 축소 가능성도
한편, 테슬라가 모델 S와 X의 생산 자체를 전략적으로 축소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플래그십 세단·SUV 수요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대중화 흐름 속에서 상대적으로 위축된 상황이다.
모델 3와 Y에 비해 고가 라인업인 S와 X는 최근 수년간 판매량이 꾸준히 감소해 왔으며, 이에 따라 테슬라가 수익성 중심의 물량 운영 전략으로 전환했을 수도 있다.
미국 내에서는 여전히 신규 주문이 가능하지만, 대기 기간은 약 2개월로 표기돼 있어 생산 속도 자체가 빠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소비자 입장에선 ‘불확실성’ 커져
유럽 소비자 입장에서는 테슬라의 이런 반복된 주문 중단 조치가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 명확한 사전 고지 없이 구성기를 비활성화하고 주문을 제한하는 방식은 소비자 예측 가능성을 해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경쟁 전기차 브랜드들이 고급 세단·SUV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는 시점에서, 테슬라가 플래그십 모델을 사실상 유럽 시장에서 ‘재고 판매 중심’으로 운영하는 것은 시장 내 입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저작권자(c) 글로벌오토뉴스(www.global-auto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저작권자(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