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차를 만들던 테슬라가 이번엔 햄버거를 꺼냈다.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 중심부에 문을 연 ‘테슬라 다이너(Tesla Diner)’가 바로 그것. 사이버트럭에서 영감을 받은 패키지, 미래지향적 인테리어, 그리고 전기차 충전 인프라와의 결합 등 이색적인 콘셉트로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과연 방문자들은 이 공간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해진 방문자들의 평가를 들어본다.

테슬라 다이너는 외형부터 남다르다. 둥글게 휘어진 긴 카운터, 푸른색 천장 패널, 그리고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세대가 전시된 공간은 마치 디즈니랜드 투모로우랜드의 축소판을 연상시킨다.

이 지역에선 드물게 완전히 새로 지어진 건물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최근 수년간 로컬 개발이 정체된 LA 시내에서, 테슬라 다이너는 ‘현대적 공간 재해석’의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계단을 오르면 기념품 매장과 대형 스크린이 마련된 라운지 공간이 펼쳐지며, 단순 식당이 아닌 복합 경험 공간으로 구성됐다.

다이너의 중심은 단연 ‘테슬라 버거’. 세 가지 스타일(기본, 베이컨 추가, 계란·아보카도 추가)로 제공되며, 가격은 $13.50에서 $17 사이다. 패티는 얇게 눌러 구운 스매시버거 방식으로 조리되며, 남부 캘리포니아의 '브랜드 비프(Brandt Beef)'에서 공급되는 고기를 사용한다.
포장은 사이버트럭을 연상시키는 박스로 디자인돼 방문객들의 이목을 끌지만, 정작 음식 자체에 대한 반응은 복합적이다.

많은 후기에서 언급된 공통된 아쉬움은 ‘온도’. 버거와 감자튀김 모두 "맛은 있지만 식어 있다"는 평이 많았고, 어떤 방문자는 “맛 자체는 디즈니랜드 음식 같다”는 솔직한 평가를 내놓았다.
감자튀김은 맥도날드를 연상시키는 얇은 스타일에 소고기 기름(비프 탈로)로 튀겨졌지만, 역시 식은 채로 제공된 점이 지적받았다. 치즈 소스를 추가할 경우 풍미는 더해지지만 기름진 식감이 호불호를 갈랐다.

테슬라 다이너는 햄버거 외에도 다양한 사이드 메뉴와 샌드위치, 디저트를 제공한다. 해시브라운 바이트는 유대 전통음식 ‘라트케’에 가까운 식감으로 호평받았지만, 양에 비해 가격이 비싸고 역시 ‘식어 있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참치 멜트 샌드위치는 식빵부터 참치, 치즈까지 재료의 품질은 우수하다는 평이지만, 역시 온도가 낮아 만족도가 떨어졌다. 샐러드 역시 신선한 채소와 직접 만든 듯한 베지 패티로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양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애플 파이는 다소 실망스럽다는 평이 많았다. 12달러라는 가격에 비해 작고 단단한 파이 크러스트, 미리 녹아버린 소프트 아이스크림 등 전반적인 완성도가 낮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음식의 맛과 온도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지만, 테슬라 다이너가 내세운 친환경 철학은 대체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모든 식기는 재활용 가능한 소재로 제공되며, 특히 빨대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플라스틱과 흡사하지만 대나무나 리드로 만든 이 빨대는 물에 닿아도 흐트러지지 않고 실제 사용감에서도 만족도가 높았다.
한 방문자는 “종이 빨대가 무너지지 않아 감동받았다”고 말할 정도로, 작지만 실질적인 친환경 구현 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결국 테슬라 다이너는 기존의 식사 공간이라기보다는, 브랜드 경험을 위한 공간으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자체 개발한 고속 충전기(DC 패스트 차저)를 활용해 차량을 충전하면서 간단한 식사를 즐기거나, 브랜드 굿즈를 구매하며 시간을 보내는 복합 공간. 음식의 퀄리티는 기존 다이너 체인에 비해 월등하지 않지만, ‘테슬라’라는 브랜드와 접점을 갖는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하지만 현장 리뷰 대부분은 “맛만 따지자면 인근의 맥도날드나 더 애플 팬, 파이 앤 버거 등이 낫다”고 평가한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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