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모두 뉴욕 대학교(이하 NYU)에서 강의하던 시절 인연을 맺었다. 당시 게이브가 학생 시절부터 만들어온 '에이프 아웃'을 마무리하는 데 힘을 보태면서 함께 하게 됐다. 우리의 기술은 서로 겹치지만, 나는 약간의 비주얼 아트를, 막시는 풍부한 오디오 및 음악 경험을, 게이브는 세계적인 수준의 게임플레이 코더로서 각자 강점을 가지고 있어 서로를 매우 잘 보완한다.
비디오게임 그 자체에 이미 고난, 역경, 좌절이 기본적으로 내재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거의 모든 게임이 예로부터 이런 요소들을 담고 있다. 내 작업은 이런 고난과 역경을 의도적으로 탐구하는 것이다. 이런 요소들이 게임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또 어떻게 의미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연구하고 싶었다. “우리는 왜 가상의 고난에 끌릴까?” 이것이야말로 게임 디자인에서 가장 큰 수수께끼 중 하나다.

초기 프로토타입에서 주인공은 서 있기조차 힘들었고, 그를 제대로 걷게 만드는 데 수년간의 반복과 실험이 필요했다. 그래서 ‘등산 초보자’로서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캐릭터가 필요했다. 동시에 플레이어가 공감할 수 있는 귀여운 면모도 원했다. 그러다 보니 은둔형 외톨이 같은 캐릭터로 발전하게 됐다.
오픈월드 3D 게임 제작은 선형이나 비선형 2D 게임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3D에서는 모든 걸 동시에 볼 수 있고, 멀리 있는 장소를 미리 바라보거나, 길을 잃는 경험도 가능하다. 첫 플레이 가능한 빌드가 나오자, 게임이 흥미롭기 위해서는 공간이 넓어야 하고, 공간이 커지면 그 속을 채워줄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처음에는 최소한으로 유지하려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콘텐츠가 불어나 버렸다.

조작 체계는 게이브의 아이디어였고, 개발 초기부터 크게 바뀌지 않았다. 그의 영감은 스페이스 인베이더 같은 고전 아케이드 게임의 즉각적인 반응성이었고, 이를 'QWOP'이나 '옥토대드'처럼 느슨하고 탄력적인 물리 기반 캐릭터와 결합하려 했다. 처음엔 발이 자동으로 들리는 방식이었는데, 바로 트리거를 활용한 방식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NYU의 동료였던 찰스 프랫이 “트리거를 눌러 발을 내리도록 하자”라고 제안했던 게 기억난다. 오래된 이야기라 조금 다르게 기억할 수도 있다.
모드 커뮤니티가 벌써 흥미를 보인 게 놀라웠다. 실제로 누군가는 작동하는 멀티플레이어 모드까지 만들었고, 정말 훌륭했다. 사실 우리도 멀티플레이어를 원했지만 구현이 어렵다고 생각했다. 언젠가는 아예 모더들에게 개발을 맡겨도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 정도였다.


요즘 게임 업계가 힘든 건 사실이지만, 전 세계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라 다른 산업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인디 팀의 장점은 비용이 적게 든다는 것이고, 대형 팀처럼 많은 투자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다. 중요한 건 디자인을 작고 간결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물론 베이비 스텝에서는 그걸 완전히 잊어버린 셈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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