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보가 전기 플래그십 SUV EX90의 심각한 소프트웨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 조치를 단행한다. 회사는 2025년형 EX90 전량에 대해 2026년형에 탑재되는 최신 중앙 컴퓨터로 무상 교체를 진행한다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기존 하드웨어에서 반복된 결함을 소프트웨어로만 해결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사실상 1세대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전략의 실패를 인정한 셈이다.
많은 구매자들은 차량을 인도받은 이후 스마트폰 키, 키 카드, 키 팝(fob) 모두 불안정, 구글 어시스턴트·애플 카플레이 연결 불량, 인포테인먼트 오류 메시지 등 일상적 사용이 힘들 정도의 문제를 겪었다고 전했다. 심지어 고속도로 진입 시 가속이 제한돼 시속 40마일 이상 오르지 않는 위험한 상황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엔비디아 기반 차세대 컴퓨터로 전량 교체
볼보는 이러한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엔비디아 드라이브 AGX 오린(Nvidia Drive AGX Orin) 기반의 차세대 중앙 컴퓨터를 장착한다. 해당 칩은 초당 500조 회 연산 성능을 제공하며, 라이다·레이더·카메라 등 센서 융합을 통한 자율주행 구현을 목표로 한다. 기존 컴퓨터에서 발생한 각종 오류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고 향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개발을 하나의 플랫폼에 집중하려는 전략이다.

SDV 전략 타격, EX60 성공이 관건
EX90은 유럽 브랜드 최초의 SDV로 주목을 받았으나, 잦은 결함과 서비스센터의 미흡한 대응으로 오너들의 불만이 커졌다. 일부 고객은 제조사 ‘바이백(환불)’을 요구했지만 거절되면서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타가 됐다. 볼보는 이번 교체를 통해 신뢰 회복을 노리지만, 업계에서는 향후 차세대 EX60의 성공 여부가 전동화·소프트웨어 전략의 명운을 가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볼보 대변인은 “가능한 한 빠르게 플랫폼과 제품을 개선하는 것이 우리의 약속”이라며 “고객들이 새로운 개선 사항을 최대한 빨리 체감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체 작업은 전 세계 딜러망에서 무상으로 진행되며, 대상 차량 오너들은 이미 이메일을 통해 안내를 받았다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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