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격을 예고하고 있는 중국산 대형 서브컬처 게임들이 캐릭터를 얻는 방식에 확률형 아이템을 담지 않겠다는 계획을 발표해 이용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에 국내 서브컬처 게임 개발사의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게임 제작 업체들은 아직은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게임업계 전반에서는 확률형 아이템을 벗어나려는 시도가 점차 확산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중국의 서브컬처 게임으로 주목받고 있는 넷이즈의 ‘무한대’와 판스튜디오가 개발하는 ‘듀엣 나이트 어비스’가 캐릭터 획득 방식 등 주요 성장 시스템에 확률형 아이템을 넣지 않겠다고 밝혀 서브컬처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 사이에서 화제다.

넷이즈가 준비 중인 오픈월드 게임 ‘무한대’는 반 판타지 스타일의 오픈월드 RPG로, 실제 도시 세계를 배경으로 자유도 높은 다양한 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최근 게임 플레이 트레일러와 도쿄게임쇼 2025에서 시연 버전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무한대’는 캐릭터를 획득하는 방식으로 ‘가챠(확률형 아이템)’를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게임을 설계할 때부터 과금 방식에 대해 고민해 왔으며, 모든 캐릭터는 스토리와 탐험을 통해 얻도록 만들었다. 회사의 수익은 주로 외형적인 부분으로 꾸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히어로엔터테인먼트 산하 판스튜디오가 개발하고 있는 ‘듀엣 나이트 어비스’는 서브컬처 핵앤슬래시 액션 RPG 장르다. 두 명의 주인공 시점으로 스토리를 진행하는 듀얼 주인공 체제를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풀 오픈월드는 아니지만 여러 탐험 요소와 다양한 사건, 세력 간의 암투를 다룬 매력적인 시나리오를 준비했다.
‘듀엣 나이트 어비스’도 모든 캐릭터와 무기를 가챠 없이 획득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대신 이용자들은 게임 내 제작과 진행을 통해 누구나 무료로 캐릭터와 무기를 얻을 수 있다. 지난 9월 27일 진행된 FGT에서도 이 부분이 이용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냈다. 스태미너 소모 제약이 없어 원하는 만큼 자유롭게 전투와 탐험을 즐길 수 있다는 점 역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중국 게임들이 이런 결단을 내린 배경에는 이용자 모수를 크게 늘리는 글로벌 서비스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실제로 넷이즈가 서비스 중인 ‘원스휴먼’은 스킨과 같은 치장 아이템만으로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인기와 수익을 모두 챙기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게임들의 이러한 결정을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는 모습이다. 이미 중국산 서브컬처 게임들의 경우 완성도와 게임성이 국산 게임을 뛰어넘는 경우가 많고, 이용자 친화적인 과금 구조까지 갖추게 되면 확률형 아이템에 크게 의존해온 한국산 게임들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실제로 확률형 아이템을 덜어내는 것에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당장 준비 중인 신작 게임의 비즈니스 방향을 전환하기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A업체는 준비 중인 신작 게임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확률형 아이템이 아닌 패키지 형태의 아이템도 준비하고는 있지만, 아직은 캐릭터 획득 방식으로 확률형 아이템을 완전히 덜어내기가 쉽지 않다.”라고 밝혔다.
B업체 역시 “중국 사례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지금 당장 BM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기는 어렵다. 하지만 아이템 상품만이 아니라 무과금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방향을 지원할 계획이다.”라고 이야기를 전했다.
C업체는 한발 더 나아가 “악랄한 형태의 확률형 아이템 판매는 지양하지만, 지금으로서 완전히 확률형 아이템을 덜어내기는 힘들다. 이용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패스 상품과 선택형 패키지 도입을 통해 BM 구조를 마련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확률형 아이템의 경우 서브컬처 게임은 물론 국내 게임 시장 전반에서 논의 중인 이야기로 최근 엔씨소프트 등이 신작 프로젝트에서 확률형 아이템을 덜어내기로 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준비 중인 신작 ‘아이온 2’의 공식 방송을 통해 게임의 비즈니스 모델은 멤버십과 패스 시스템을 중심으로 구성되며, 확률형 뽑기를 배제한다고 밝혔다. 외형이 아닌 성능 때문에 구매해야 하는 아이템은 없고, 이용자가 보고 선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준비 중이라고 설명하며 새로운 시도를 예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