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추석 연휴, 집에서 편하게 랜선 세계 여행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9월19일, 애플 티비(Apple Tv)+가 〈유진 레비: 여행 혐오자의 일탈 여행〉시즌 3를 공개한 것. 특히 연휴 끝 무렵인 10월10일에는 ‘서울’ 편이 방영될 예정이다. 방영에 앞서 진행자이자 총괄 프로듀서인 유진 레비(Eugene Levy)를 온라인 인터뷰로 만났다.

**유진 레비는 에미상(Emmy Awards) 수상자이자 세계 여행 시리즈 〈유진 레비: 여행 혐오자의 일탈 여행(The Reluctant Traveler)〉의 진행자 겸 총괄 프로듀서다. 평소 모험심이 강하지 않고 세계 여행에도 익숙하지 않았지만, 시야를 넓히고 싶어 여행을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2023년 2월24일 애플티비(Apple TV)+에서 첫 시즌을 선보인 후 지난달 19일에 시즌 3가 공개됐다.

Q.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벌써 시즌 3까지 왔네요. 여행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나요?
흠, 반반이라고 할 수 있어요. 여전히 좋아하지 않는 부분이 있죠. 공항 보안 검색대, 비행기 지연, 시차 적응 같은 건 앞으로도 쉽게 사라지지 않을 거고, 저 역시 완전히 익숙해지진 못할 거예요. 하지만, 달라진 점도 분명 있어요. 여행지마다 고유의 문화와 역사가 있잖아요. 그 속으로 깊이 들어가 배우는 과정이 무척 흥미롭더군요.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현지인들과 교류하고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아주 귀한 그 나라의 이야기를 접하게 돼요. 어느덧 80세가 가까운 나이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배우고 깨닫는 것이 있다는 점이 참 기쁩니다.

Q. 10월10일에 서울 에피소드도 공개된다고요. 직접 경험한 한국에 대한 인상은 어땠나요?
서로 다른 두 가지 모습이 동시에 공존한다는 점이 정말 놀라웠어요. 하나는 'K-Wave', 즉 한류와 같은 젊은 세대의 문화이고, 다른 하나는 오랫동안 이어져 온 전통이었죠. 지금 전 세계가 한국 문화로 들썩이고 있잖아요. K-뷰티, K-팝, K-푸드, K-콘텐츠 등 온 세상으로 뻗어나가는 한류의 영향력을 직접 몸소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동시에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온 전통을 도심 한복판에서 존중하며 지켜나가는 분위기도 강하게 느낄 수 있었어요. 이 두 가지가 어우러진 모습이야말로 한국과 서울의 매혹적인 특징이었네요.

Q. 영상미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모든 시리즈의 영상미가 뛰어나다는 평이 많아요.
네, 저도 알아요(웃음). 많은 분들이 영상미를 언급하곤 해요. 저는 현장에서 카메라 앞에 서는 역할을 주로 하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는 출연자뿐 아니라 프로그램의 미학적 완성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실 여행 프로그램 중에서도 우리 프로그램이 특히 미학적으로 뛰어난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제작팀이 훌륭하기 때문에 나오는 결과물이죠.

Q. 직접 프로듀싱도 참여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제작팀과의 협업은 어떤가요?
시즌 1부터 3까지 저희는 계속 함께해 왔어요. 프로그램을 시작한 이래로 변함없이 이어져 왔죠. 그래서일까요? 촬영지에서 다시 만나면 기다려온 동료들을 다시 만난듯 반가운 마음이 듭니다. 카메라 앞뒤에서 수많은 대화를 나누고, 웃음이 터져 나올 때도 많아요. 물론 방송에 담기는 건 그중 일부에 불과합니다(웃음).

Q. 마지막으로, 지금껏 세계 여행을 하며 배운 것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요.
누군가는 전 세계 사람들이 제각각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오히려 공통점이 많다는 걸 깨달았어요. 어느 나라 사람이든, 어떤 민족이든 간에 우선순위가 비슷하더라고요. 가족에 대한 강한 애착, 자신들의 문화와 음식에 대한 강한 자부심 등 말이죠. 물론 문화적 차이는 있더라도, 핵심적인 가치는 결국 비슷하다는 거죠. 이 점이 제가 여행을 통해 가장 깊이 배운 공통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