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GM이 하이드로텍(HYDROTEC) 브랜드를 통한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개발 프로그램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시내에 위치한 글로벌 본사의 모습이다. (GM)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제너럴 모터스(GM)가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개발을 중단하고, 연구개발의 중심축을 배터리와 전기차(EV), 충전 기술로 전환한다. GM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발표한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하이드로텍(HYDROTEC) 브랜드를 통한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개발 프로그램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GM 결정은 높은 개발비용과 미비한 수소 인프라로 인해 소비자용 수소차의 상용화가 지연되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GM은 “수소는 백업 전력, 광산, 대형 트럭 등 일부 산업 분야에서 가능성이 있지만,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로 전환하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 에너지부(DoE)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 수소충전소는 61개에 불과한 반면, 레벨2 이상의 전기차 충전소는 25만 곳 이상이다.
GM은 이런 시장 격차를 근거로 “규모의 경제와 고객 가치가 가장 명확한 기술에 집중하겠다”며 배터리 기술·충전 인프라·전기차를 차세대 전략의 중심으로 두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GM이 이미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 얼티움(Ultium) 배터리 플랫폼과 순수 전동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다만 GM은 혼다와 공동으로 운영 중인 Fuel Cell System Manufacturing LLC 합작법인을 통해 데이터센터 및 발전 설비용 수소연료전지 생산은 계속 이어간다고 밝혔다. 즉, 수소 기술을 완전히 포기하기보다 비자동차 산업용 영역으로 활용 범위를 재조정하는 셈이다.
이 같은 행보는 도요타가 지난 2월 수소연료전지차 중심의 전략을 접고, 산업용 수소 모빌리티와 발전 부문에 초점을 맞추기로 한 결정과도 궤를 같이한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한때 미래 대안으로 주목했던 수소연료전지 차량 개발에서 빠르게 발을 빼고, 전기차 중심의 현실적 전환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 것이다.
GM 관계자는 “지속 가능한 수익성과 확장 가능성이 입증된 영역에 연구개발 자원을 집중함으로써, 장기적인 성장과 고객 가치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결정이 GM의 기술 포트폴리오 재편의 신호탄이자, ‘수소의 꿈’에서 ‘전기 중심 현실’로의 전환 선언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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