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캐릭터’는 단순한 마케팅 수단을 넘어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소비자들은 캐릭터 콜라보 상품을 구매하는 데서 나아가, 키링과 같은 굿즈와 콘텐츠까지 ‘팬덤적 소비’에 열정을 쏟고 있다. 이에 유통업계는 유명 캐릭터와의 협업을 넘어 자체 캐릭터 개발에 직접 뛰어들며, 브랜드만의 개성과 스토리를 담은 IP(지식재산권)를 통해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제시하고 있다.

할리스, ‘할리베어’로 시작된 커피 브랜드의 감성 마케팅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할리스는 지난달 브랜드 마스코트 ‘할리베어’를 공개하며 본격적인 캐릭터 마케팅을 시작했다. ‘진한 커피 향에 이끌려 깊은 숲 속에서 내려왔다’는 스토리를 가진 할리베어는 커피콩 모양의 귀와 하트 머즐 입으로 귀여움을 극대화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할리스, ‘할리베어’

할리스는 ‘Bear Loves FALL’을 콘셉트로 ‘헤이즐넛 초코크림 라떼’, ‘초코 생크림 가득 카스텔라’, ‘초코 티라미수 롤’ 등 가을 시즌 메뉴 3종을 출시하며 캐릭터를 적극 활용했다. 음료뿐 아니라 신규 MD(머천다이즈)에서도 할리베어의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3D 피규어, 포근한 카드지갑 등은 연일 품절 행진을 이어가며 소비자들 사이에서 수집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할리스 관계자는 “할리베어는 단순한 마스코트가 아니라 고객과 소통하고 브랜드 경험을 확장하는 핵심 IP”라며 “SNS와 전국 매장에서 다양한 형태로 할리베어를 선보이며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힐 계획”이라고 전했다.

삼양식품, ‘호치’와 ‘페포’로 글로벌 팬덤 형성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대표 캐릭터 ‘호치’를 중심으로 캐릭터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콘텐츠커머스를 담당하는 계열사 ‘삼양애니’를 설립해 IP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광주 충장로에서 열린 ‘호치 팝업스토어’에서는 캐릭터 굿즈를 전시·판매하며 소비자와의 직접적인 만남을 확대했다.

삼양식품,불닭볶음면‘호치’

특히 빨간 병아리 ‘페포’ 캐릭터를 활용한 글로벌 유튜브 채널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개설 1년 만에 누적 조회 수 1억 5000만 회를 기록했으며, 구독자의 99%가 해외 팬으로 구성돼 글로벌 팬덤을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칭따오, ‘따오’로 MZ세대와 소통 강화

비어케이,칭따오‘따오’

칭따오는 판다를 모티브로 한 자체 캐릭터 ‘따오’를 활용해 브랜드 친밀도를 높이고 있다. 부산국제록페스티벌에서는 리버스테이지 스폰서로 참여해 레트로 콘셉트의 체험형 부스 ‘따오-락실’을 운영했다. 지난 1월에는 카카오톡 채널 오픈 기념으로 선보인 한정판 이모티콘 2만 5000개가 하루 만에 완판되며 캐릭터의 인기를 입증했다.

오뚜기와 농심, 장수 브랜드의 감성 리브랜딩

오뚜기는 2022년 공식 캐릭터 ‘옐로우즈’를 개발해 브랜드 감성을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뚜기’, ‘마요’, ‘챠비’ 3종 캐릭터를 중심으로 인형, 키링, 테마송 ‘해피냠냠송’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였다. 최근에는 CGV 용산아이파크몰에 캐릭터 콘셉트 스토어 ‘해피냠냠 라면가게’를 열어, 포토존과 시음존을 운영하며 브랜드 체험 공간으로 확장했다.

오뚜기, ‘옐로우즈’

농심 역시 오랜 사랑을 받아온 ‘너구리’ 캐릭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굿즈와 체험형 콘텐츠로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컵라면 뚜껑 홀더 ‘너구리 컵라면 스토퍼’를 출시하며 전국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몰에서 높은 판매율을 기록했다. 또한 명동과 한강 등에서 ‘너구리의 라면가게’를 운영해 소비자에게 K-라면과 K-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을 제공했다.

농심, ‘너구리’

캐릭터 IP, 브랜드의 감성 자산으로

유통업계의 캐릭터 마케팅은 단순한 프로모션을 넘어 ‘감성 자산’으로 발전하고 있다. 캐릭터는 브랜드의 철학과 세계관을 시각화해 소비자와의 정서적 유대를 강화하는 동시에, 굿즈와 콘텐츠를 통한 수익 창출 기회도 제공한다.

전문가들은 “MZ세대에게 브랜드는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경험을 공유하는 플랫폼”이라며 “캐릭터는 그 경험을 지속적으로 연결하는 강력한 매개체로, 향후 모든 산업군에서 캐릭터 IP 경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준문 기자/jun@newstap.co.kr

ⓒ 뉴스탭(https://www.newstap.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