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의 부식 발생 경험이 크게 개선됐지만 여전히 수입차 대비 3배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오토헤럴드 DB)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소비자가 경험한 국산차의 부식 발생이 조사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수입차의 3배를 넘는 격차를 보였다. 올해 국산 브랜드 가운데는 르노코리아가 부식 발생 부위 수에서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한국지엠과 KG모빌리티가 뒤를 이었다. 반면 기아와 현대차는 여전히 하위권에 머물렀다.
자동차 전문 리서치 기관 컨슈머인사이트(Consumer Insight)가 실시한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 결과에 따르면 새차를 구입한 지 1년 이상(2024년 6월 이전 구입) 된 소비자를 대상으로 ‘100대당 부식 발생 부위 수(CPH, Corrosion Per Hundred)’를 산출한 결과, 국산차 평균은 25건, 수입차 평균은 8건으로 나타났다. 국산차의 부식 경험은 통계 작성 이래 최저 수준이지만, 여전히 수입차의 3.1배에 달했다.
국산 브랜드 중에서는 르노코리아가 19CPH로 가장 양호했다. 이어 한국지엠(21CPH), KG모빌리티(24CPH) 순으로 중견 3사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기아(25CPH)와 현대차(29CPH)는 부식 발생이 상대적으로 많아 하위권에 머물렀다. 특히 현대차는 최근 몇 년간 개선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산 브랜드 중 부식 건수가 가장 많았다. 작년 대비 기아와 현대차 모두 수치가 각각 5건, 4건 줄며 호전됐지만 순위 변동은 없었다.
차령별 분석에서는 11년 이상 된 차량의 부식이 가장 심각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모두 50CPH를 넘었으며 르노코리아와 한국지엠은 같은 조건에서 훨씬 양호한 내구성을 보였다. 반면 10년 이하 차량에서는 전체 평균을 크게 벗어나지 않아 2015년 이후 생산 차량에서 부식 방지 기술이 향상된 것으로 분석됐다.
컨슈머인사이트 부식 경험 조사에서 국산차는 르노코리아가 가장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는 수입차 포함 부식 발생 경험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컨슈머인사이트)
국산 유일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2~5년차 8CPH, 6~10년차 14CPH로 양호했으나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와 비교했을 때 뚜렷한 차별성은 보이지 않았다.
국산차의 부식 발생 건수는 지난해보다 3CPH 줄어든 25건으로, 2001년 조사 개시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수입차 역시 1CPH 감소해 양측의 격차는 여전히 3배 이상 유지됐다. 컨슈머인사이트는 “국산차의 품질이 꾸준히 향상되고 있으나 수입차 역시 동반 개선되면서 격차가 쉽게 줄지 않고 있다”며 “국산차의 부식 발생 수가 수입차 대비 ‘3배의 벽’을 언제 넘을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2015년에는 국산차의 부식 발생이 수입차의 5배 이상이었으나 이후 꾸준히 개선돼 2020년대 들어서는 3배 수준으로 좁혀졌다. 2021년 3.6배, 2023년 3.4배, 2024년 3.1배를 거쳐 올해도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번 조사는 약 10만 명의 자동차 보유자를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세부 데이터는 하버드대학이 운영하는 글로벌 연구 데이터 저장소 ‘하버드 데이터베이스(Harvard Dataverse)’에 공개돼 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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