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람보르기니의 신형 하이브리드 슈퍼카 테메라리오(Temerario) 가 예상치 못한 이유로 주목받고 있다. 차량의 압도적인 성능과 대담한 디자인뿐 아니라, ‘뒤따라가기 어려운 차’라는 새로운 명성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전문 팟캐스트 The Smoking Tire의 진행자 맷 파라(Matt Farah)는 최근 Spike’s Car Radio에 출연해 “테메라리오를 따라가며 촬영하던 중 자갈이 튀어 올라 차량 유리가 세 번이나 깨졌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운전한 어떤 차보다도 이 차는 자갈을 강력하게 발사한다. 15미터(약 50피트) 이내로 접근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 원인은 차량 후면부에 있다. 테메라리오의 리어 범퍼는 약 3분의 2가량의 타이어가 그대로 드러나 있을 정도로 높게 커팅되어 있다. 이 설계는 공기역학과 디자인 측면에서 강렬한 인상을 주지만, 동시에 주행 중 노면의 자갈을 그대로 뒤로 튀게 만드는 구조적 약점을 지닌다.
파라는 “코너 구간에서 루프를 연 상태로 추격 촬영 중 자갈 하나가 얼굴에 명중했다”며 “선글라스를 끼고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회상했다.

이 같은 ‘자갈 발사’ 현상은 단순한 디자인 문제를 넘어, 차량의 하이브리드 시스템과도 관련이 있다. 테메라리오는 총 세 개의 전기모터를 갖추고 있다. 그중 두 개는 전륜을, 나머지 하나는 크랭크축과 변속기 사이에 위치해 저속 영역에서 220ft·lb(약 30.4kg·m)의 즉각적인 전기 토크를 보조한다. 이 시스템은 터보래그를 최소화하면서도 폭발적인 초기 가속을 구현하지만, 동시에 타이어가 노면의 자갈을 강하게 밀어내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고성능 타이어의 점착력은 주행 중 노면의 작은 돌들을 일시적으로 붙잡았다가, 강한 회전력과 전기 모터의 토크가 결합될 때 이를 뒤로 튀겨내는 결과를 낳는다. 테메라리오의 노출된 리어 디자인은 이를 막을 방패가 전혀 없어, ‘자갈 슬링샷’이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람보르기니는 테메라리오에 새로운 ‘드리프트 모드(Drift Mode)’ 도 도입했다. 즉, 더 많은 자갈과 먼지가 날릴 가능성이 열렸다는 뜻이다. 파라는 “이 차는 놀라울 정도로 운전이 즐겁지만, 절대 뒤에 있으면 안 된다. 그보다는 ‘안에 타야’ 안전하다”고 말했다.
테메라리오는 람보르기니의 첫 V8 하이브리드 슈퍼카로, 브랜드의 상징이었던 자연흡기 V10 시대를 잇는 신세대 모델이다. 최고출력은 900마력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가격은 약 39만 달러(약 5억 4천만 원)부터 시작한다.
압도적인 성능, 과감한 디자인, 그리고 ‘자갈 대포’라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까지. 테메라리오는 슈퍼카의 새로운 시대를 알리는 동시에, 뒤따르는 이들에게는 ‘안전거리 유지’를 상기시키는 상징적인 존재로 남게 됐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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