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단법인 한국자동차모빌리티안전학회(회장 하성용, 중부대학교 교수)는 10월 20일부터 21일까지 대구테크비즈센터와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 대구주행시험장에서 ‘K-CRASH EDGE 2025’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 7월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에서 열린 ‘K-CRASH 충돌세미나 – ADAS & EDR 사고분석과 고의사고 인식 개선’에 이은 후속 행사로, 실제 사고 재현을 통해 기술의 실효성을 검증하고 시민의 교통안전 인식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했다.
올해 주제는 ‘Beyond Compliance – Real-World AEB Failure Scenarios’로, 법적 기준을 충족하는 기술이라도 실제 도로 환경에서는 예기치 못한 한계를 드러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ADAS(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의 기술적 우수성을 알리는 동시에, 제도적 기준을 넘어 현실 주행에서 발생할 수 있는 극한 상황을 재현함으로써 교통안전의 본질을 다시 묻는 자리가 됐다.
첫째 날인 10월 20일에는 대구테크비즈센터에서 기술 전문가와 기관 관계자들이 참여한 발표 세션이 열렸다. 오토노머스A2Z, 현대자동차,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메르세데스벤츠 R&D 코리아, 삼송, KIAPI 등 다양한 기관이 참여해 자율주행 및 ADAS 기술의 최신 동향, 실제 사고 사례 분석, 페달 오조작 방지 기술 등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의 CTO 피에르 밀레트(Pierre Millette)가 특별 연사로 참석해 유럽의 자율주행 관련 규제와 기술 발전 방향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둘째 날인 10월 21일에는 KIAPI 대구주행시험장에서 AEB(자동 긴급제동장치)의 실차 시연이 진행됐다. 현장에서는 실제 도로에서 발생한 대표적인 세 가지 엣지 케이스가 재현됐다. 첫 번째는 어린이가 차량 진행 방향 좌측에서 우측으로 횡단보도를 건너는 상황, 두 번째는 차량이 좌회전 직후 횡단보도를 건너는 어린이와의 충돌, 세 번째는 전방 45도 각도로 정차한 차량과의 차대차 추돌이다. 시연 결과, 규정상 정상 작동 조건에서는 문제없던 시스템이 실제 환경에서는 인식 한계나 오작동을 보이는 사례가 확인됐다. 이는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ADAS 기능에 대한 과신을 경계해야 함을 보여주는 결과였다.
또한 현대자동차의 페달 오조작 방지 기능 시연이 함께 진행돼, 운전자의 실수를 줄이고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기술적 가능성이 입증됐다.
이번 행사에는 보험개발원, 한국자동차연구원, 경일대학교, 대구가톨릭대학교,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대구기계부품연구원, 데베소프트, KMIT,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등 국내 주요 산·학·연·관 관계자가 폭넓게 참여했다. 자율주행 및 ADAS의 신뢰성 확보와 정책 수립을 위한 협력의 장으로 평가되며, 내년에는 한국자동차기자협회와 공동으로 ‘자동차모빌리티 안전의 날’로 확대 개최될 예정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안전학회 사고조사 및 재현 부문 박종진 회장(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번 행사는 기술이 모든 상황을 해결할 수 없다는 현실을 보여주었다”며 “시민의 능동적인 교통안전 의식과 제도적 기반이 함께할 때 진정한 자율주행 안전이 완성된다”고 말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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