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자신에게 부여될 1조 달러 규모의 보상 패키지를 정당화하기 위해 ‘로봇 군대’라는 이례적인 논리를 꺼냈다. 그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우리가 로봇 군대를 만든다면, 나는 그 로봇 군대에 대한 강력한 영향력을 가져야 한다”며 “강력한 영향력 없이 로봇 군대를 만드는 것은 불편하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테슬라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Optimus)’ 프로젝트를 염두에 둔 것이다.
오는 11월 6일 테슬라 주주총회에서는 머스크에게 회사 주식 약 12%를 부여하는 초대형 보상 패키지에 대한 재투표가 진행된다. 2018년 한 차례 승인됐던 이 안건은 델라웨어 주 법원이 무효 판결을 내리면서 다시 상정된 것이다. 이번 패키지는 테슬라가 시가총액 8조 6천억 달러에 도달할 경우 약 1조 달러(한화 약 1,400조 원)의 가치를 지니게 된다. 이는 글로벌 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보상안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 ISS(인스티튜셔널 셰어홀더 서비스)와 글래스루이스(Glass Lewis)는 모두 주주들에게 ‘반대표’를 권고했다. 두 기관은 보고서를 통해 “머스크의 보상안은 과도하며, 그의 테슬라 외부 활동(X, 스페이스X, xAI 등)이 회사의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이에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실적 발표 중 “이들은 기업의 발전을 방해하는 ‘기업 테러리스트’”라고 비판하며, 자신이 테슬라의 장기 비전을 이끌 유일한 인물임을 강조했다. 또한 “옵티머스는 단순한 로봇이 아니라 인간 노동의 패러다임을 바꿀 존재이며, 그 프로젝트를 통제하지 못하는 CEO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테슬라는 옵티머스를 통해 AI 로봇 제조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 내부에 옵티머스 조립 라인을 설치하고 일부 차량 생산 공정에 투입했으며, 향후 생산·물류·의료·가정 등 다양한 산업 영역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테슬라는 2030년까지 연간 100만 대의 휴머노이드 로봇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머스크의 발언이 주주 설득용 메시지에 불과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의 리처드 램버트 교수는 “머스크는 보상 논란을 기술적 비전으로 덮으려 하지만, ‘로봇 군대’라는 표현은 기술 통제와 기업 권력의 문제를 혼동하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머스크는 최근 X(구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의 AI와 로봇 개발은 인류의 미래를 위한 것”이라며 “내가 그 기술을 책임질 강력한 위치에 있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세운 xAI를 테슬라의 AI 연구 부문과 통합 운영하며 ‘휴머노이드 로봇–자율주행–AI 슈퍼컴퓨터’로 이어지는 통합 생태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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