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프라 A90 Final Edition과 RZ. 도요타 퍼포먼스를 상징해 왔던 수프라가 5세대를 마지막으로 단종된다는 소식이다. (도요타)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도요타 브랜드의 상징적 스포츠카 ‘수프라(Supra)’가 47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오는 2026년 3월 마지막 생산을 끝으로 단종된다. 오스트리아 그라츠(Graz)의 마그나 슈타이어(Magna Steyr) 공장에서 이뤄지는 5세대 버전의 생산이 종료되면 일본 스포츠카의 황금기를 대표해온 수프라는 역사로 남게 된다.
1978년 셀리카(Celica)에서 분리해 독립한 수프라는 일본은 물론 전 세계 시장에서 도요타 브랜드의 ‘퍼포먼스’를 상징해왔다. 특히 4세대(A80) 모델은 2JZ 직렬 6기통 터보 엔진과 후륜구동 조합으로 ‘JDM(Japanese Domestic Market)'의 중심이 됐고 영화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통해 글로벌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도요타는 17년간의 공백 끝에 BMW와의 협업을 통해 2019년 5세대 GR 수프라(A90)를 부활시켰다. 이 모델은 BMW Z4와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며 ‘기술 융합의 실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단종은 단순히 한 차종의 종료가 아니라, 도요타 스포츠 정신의 한 시대가 막을 내리는 사건이다. 도요타는 “수프라는 우리 브랜드의 감성과 기술력을 상징하는 이름이며 GR(가주 레이싱) 브랜드로 계승될 가치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도요타 수프라 'A90 Final Edition' (도요타)
단종을 앞두고 출시한 ‘2026 GR 수프라 파이널 에디션’은 최소 6개월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 이 모델은 BMW 3.0ℓ 직렬 6기통 엔진을 유지하면서도 서스펜션, 조향, 디퍼렌셜을 새롭게 세팅해 정밀도를 끌어올렸다. 일본 내수형은 최고출력 429마력으로 역대 수프라 중 가장 강력한 순정 버전으로 기록된다.
도요타는 “수프라의 역사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내연기관 시대의 피날레를 장식한 A90 세대의 뒤를 이어 2027년 하이브리드 기반의 새로운 수프라가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도요타는 2.0ℓ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에 약 394마력을 발휘하는 시스템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는 ‘GR-H(하이브리드)’ 브랜드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수프라는 도요타가 ‘합리적인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넘어, 감성과 주행 쾌감을 브랜드 철학의 일부로 확장시킨 모델이었다. 도요타 자동차의 창업자이자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강조한 토요타 아키오(현 도요타 회장) 역시 “수프라는 단순한 스포츠카가 아닌, 도요타의 도전정신 그 자체”라고 말한 바 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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