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정상회담을 통해 반도체 무역 갈등을 완화하면서 넥스페리아(Nexperia)의 중국 내 수출이 다시 허용됐다. 이번 조치는 글로벌 자동차 및 전자 산업 전반의 반도체 공급난을 완화할 핵심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의는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에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양국의 기술 갈등을 완화하기로 합의하면서 이뤄졌다. 두 정상은 반도체 및 핵심 광물에 대한 상호 제재를 단계적으로 완화하고, 공급망 안정을 우선 과제로 삼기로 의견을 모았다.
중국 상무부(MOFCOM)는 공식 성명을 통해 “넥스페리아의 특정 반도체 제품에 대해 개별 심사를 거쳐 수출을 허가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면 금지에서 조건부 허가로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당분간 기업의 신청과 정부 승인 절차를 병행해 수출을 관리할 방침이다.
넥스페리아는 네덜란드에 본사를 두고 있으나 주요 생산시설이 중국에 위치해 있다. 지난해 네덜란드 정부가 중국 내 자회사에 대한 통제 강화를 발표한 뒤, 중국 정부가 이에 대응해 넥스페리아의 일부 반도체 제품 수출을 중단시킨 바 있다. 이로 인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전자기기 제조사들이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수출 재개 조치는 자동차 산업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넥스페리아는 차량용 트랜지스터와 다이오드 등 저전력 반도체 분야에서 약 4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전기차 및 첨단 운전자보조시스템(ADAS)에 필수적인 부품을 공급한다. 그동안 공급 차질로 일부 완성차 기업은 생산 계획을 조정해야 했지만, 이번 완화 조치로 단기적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넥스페리아 측은 “현재 확보된 재고와 생산 능력으로 연말까지는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다”며 “향후 수출 허가 절차가 원활히 진행되면 내년 상반기에는 생산과 출하가 정상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완화는 단기적 완충 역할을 하지만 구조적 해결책은 아니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뿐 아니라 희토류, 갈륨, 게르마늄 등 전략 광물에 대한 수출 통제 완화도 함께 검토 중이며, 이는 미국의 관세 인하 협상과 맞물려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를 “공급망 긴장 완화의 신호”로 평가하면서도, “정치적 변수에 따라 다시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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