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스포티지 충돌 테스트 장면.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에서 스포티지는 전 항목 'Good'을 받아 최고 안전 등급이 TOP+을 획득했다. (출처 : IIHS)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기아 스포티지가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발표한 최신 안전도 평가에서 최고 안전 등급인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TOP SAFETY PICK+)’를 획득했다. 현대차 아이오닉 9도 같은 등급을 획득했다. 반면 기아 EV6는 등급 획득에 실패했다.
IIHS가 2025년형과 2026년형 모델을 대상으로 한 이번 평가에서 스포티지는 2025년 5월 이후 생산된 차량부터 개선된 헤드램프와 강화된 차체 구조를 적용, 소형 중첩 전면 충돌과 측면 충돌, 보행자 충돌 회피 등 주요 항목에서 모두 최고 등급인 ‘Good(우수)’ 판정을 받았다.
IIHS는 “스포티지는 차체 강성이 높고, 운전석과 동승자 상해 위험이 매우 낮으며 보행자 감지형 긴급제동 시스템의 작동 정확도도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기아는 이번 결과를 통해 스포티지가 단순한 판매 주력 모델을 넘어, 북미 시장에서 안전성까지 인정받은 ‘패밀리 SUV’로 자리 잡았다고 강조했다.
같은 평가에서 현대차의 아이오닉 9도 중형 SUV 부문에서 스포티지와 함께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에 선정됐다. 아이오닉 9은 강화된 차체 구조와 전 트림 기본 장착된 전방 충돌 방지 시스템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IIHS는 “전동화 SUV 중에서도 보행자 보호 기술이 가장 진보한 모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반면 기아 EV6는 이번 평가에서 아쉽게 등급 획득에 실패했다. IIHS는 EV6의 중간 중첩 전면 충돌 시험에서 뒷좌석 더미의 골반 벨트가 복부 쪽으로 미끄러지며 상해 위험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어깨벨트가 더미의 목 방향으로 치우친 점도 감점 요인이었다.
EV6는 ‘Marginal(보통)’ 등급을 받으며 ‘톱 세이프티 픽’ 및 ‘플러스’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특히 앞좌석 충돌과 보행자 회피 부문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후석 탑승자 보호 성능이 미흡하다는 점이 한계로 드러났다.
이번 IIHS 평가에서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를 획득한 모델은 기아 스포티지와 현대차 아이오닉 9 외에 아우디 A5(신형), 아우디 Q6 스포트백 e-트론, BMW X3, 포드 익스플로러 등 총 6개 차종이다.
‘톱 세이프티 픽’에 오른 현대차 싼타크루즈, 닛산 로그, 도요타 코롤라 크로스는 전반적인 충돌 안전성은 우수하지만 일부 트림의 헤드램프 성능이 ‘Acceptable(양호)’ 수준에 머물러 최고 등급인 TSP+ 획득에는 실패했다.
반대로 평가에서 탈락한 모델도 적지 않았다. 아우디 Q4 e-트론과 Q4 스포트백 e-트론, 도요타 4러너, 기아 EV6, 도요타 그랜드 하이랜더 등이 대표적이다. Q4 e-트론 시리즈는 중간 중첩 전면 충돌 시험에서 뒷좌석 더미의 흉부 부상 위험이 높고, 안전벨트가 복부 쪽으로 이동하는 문제가 발견돼 탈락했다.
도요타 4러너는 일부 트림의 헤드램프 성능이 ‘Poor(미흡)’ 등급을 받았고 구조 강성 역시 최신 SUV 대비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도요타 그랜드 하이랜더는 소형 중첩 전면 충돌에서 차체가 과도하게 변형돼 더미의 상해 위험은 낮았으나 구조 침입으로 인해 ‘Good’ 등급을 받지 못했다.
IIHS는 이번 평가부터 후석 승객의 보호 성능을 새로 포함해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IHS는 “최근 충돌 테스트는 운전석뿐 아니라 후석 탑승자의 부상 가능성까지 고려한 평가로 전환됐다”며 “내년부터는 후석 안전성을 모든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SUV의 필수 평가 항목으로 표준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단순한 충돌 강성 경쟁을 넘어 후석 탑승자 보호와 보행자 인식 시스템, 전조등의 일관된 성능까지 종합적으로 요구하는 새로운 안전 기준으로 최고 안전 등급인 'TSP+'를 받기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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