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공급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협상은 약 3조원 규모로, 향후 3년간 연간 10GWh 수준의 배터리가 공급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SDI는 4일 “테슬라와 ESS 배터리 공급 협상을 진행 중이며,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들어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삼성SDI의 주가는 장중 8% 이상 급등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반영했다.
테슬라의 ‘중국 탈피’ 전략과 한국 기업의 기회
테슬라는 최근 미국의 고율 관세와 미중 갈등 심화에 대응하기 위해 핵심 부품의 대중(對中)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이에 따라 반도체와 배터리 부문에서 한국 기업과의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 테슬라는 이미 삼성전자와 차량용 반도체를, LG에너지솔루션과 EV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으며, 이번 삼성SDI 협상은 이러한 공급망 다변화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에너지저장장치(ESS)는 전기차용 배터리와 동일한 화학적 구조를 가지며, 대규모 데이터센터나 전력 인프라의 안정적 운영에 필수적이다. 특히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테슬라의 ESS 배터리 수요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ESS 시장 확대, 한국 배터리 산업의 새 성장축
미국과 유럽에서 ESS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재생에너지 전력의 저장 및 활용 효율을 높이기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가 이어지고, 글로벌 IT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용 전력 저장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삼성SDI는 기존 EV 배터리 생산라인을 활용해 ESS용 제품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삼성SDI는 인디애나주 합작공장에서 생산 일부를 ESS 배터리로 확대할 계획이며, 북미 내 ESS 생산 규모를 연내 30GWh까지 끌어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배터리 산업 내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ESS 부문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시장 반응과 향후 전망
이번 협상 소식에 대해 금융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삼성SDI 주가는 급등했고, 관련주들까지 강세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이 성사될 경우 한국 배터리 산업이 글로벌 ESS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확보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아직 최종 계약 체결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공급 물량과 단가 등 세부 조건에 대한 조율이 남아 있다. 삼성SDI는 “협의는 진행 중이지만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그러나 ESS 수요의 가파른 증가와 테슬라의 전략 변화가 맞물리면서, 삼성SDI의 북미 사업은 한층 더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협상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한국 배터리 산업이 기술력과 신뢰를 기반으로 새로운 성장 기회를 확보하는 상징적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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