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헬드 윈도우 시장 겨냥한 MS의 행보가 가속화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최신 윈도우 11 인사이더(Dev·Beta) 빌드 7051에서 MSI의 휴대용 게이밍 PC ‘MSI Claw(클로)’ 시리즈에 Xbox 스타일의 풀스크린 핸드헬드 모드를 공식 적용하면서다. 그동안 비공식 설정이나 특정 제조사에 한정돼 있던 게임 최적화 UI를 보다 폭넓은 윈도우 기반 휴대용 기기에서 쓸 수 있게 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난 셈이다. 이번 적용은 단순한 UI 변경을 넘어 윈도우가 휴대용 게임기를 하나의 1급(first-class) 카테고리로 대우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MSI 클로에서도 부팅 즉시 Xbox식 인터페이스
이번 빌드 적용으로 MSI 클로 사용자들은 부팅 직후부터 키보드나 마우스 없이 기기 버튼만으로 조작 가능한 Xbox식 풀스크린 인터페이스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 유튜버 ETA Prime이 공개한 시연에 따르면 인텔 기반의 최신 MSI Claw 8 AI+ 모델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했으며, 로그인부터 게임 실행까지 휴대용 전용 UI처럼 흐름이 이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기능을 우선 인사이더 빌드에서 제공하지만 향후 더 많은 OEM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는 지금까지 사실상 에이수스 ROG 앨라이 라인업이 먼저 누렸던 윈도우 기반 핸드헬드 경험이 MSI 등 다른 제조사로 본격 확산되는 신호로 풀이된다.
MSI 전용 유틸과도 자연스럽게 연동
눈에 띄는 점은 윈도우의 새 풀스크린 모드가 MSI가 기기에 탑재한 ‘MSI Center M’ 같은 자체 유틸리티와도 무리 없이 엮인다는 것이다. 사용자는 Xbox 게임 바를 불러와 TDP나 성능 프리셋을 조정하면서도 풀스크린 UI 안에서 게임을 고르고 실행할 수 있다. 스팀OS가 밸브의 스팀덱에서 보여주는 일체형 경험에 한층 가까워졌지만, 설계 자체는 전적으로 윈도우 안에서 이뤄져 있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윈도우 진영에서 가장 느슨했던 부분이었던 “환경은 윈도우인데 조작은 콘솔처럼” 하는 구간이 이번 업데이트로 상당 부분 매워졌다고 볼 수 있다.
RAM 1GB 이상 줄고 FPS도 소폭 상승
이번 빌드에서는 성능 면에서도 개선이 확인됐다. ETA Prime의 테스트 결과, 기존 데스크톱 모드로 MSI 클로 8 AI+를 쓸 때 약 7.3GB 수준이던 백그라운드 메모리 점유가 풀스크린 핸드헬드 모드에서는 약 6.2GB로 줄어들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밝힌 '약 2GB 절감' 주장과 거의 비슷한 수치가 실제 기기에서 나온 것이다. 16GB 램 구성이 많은 휴대용 게이밍 PC에서는 이처럼 1GB대라도 시스템에 되돌려줄 수 있으면 게임이나 VRAM 할당 여유가 커진다.
프레임레이트도 소폭이지만 일관된 상승을 보였다. 사이버펑크 2077을 1200p 해상도, 30W TDP 조건에서 구동한 테스트에서 데스크톱 모드가 평균 55.3FPS를 기록했다면, 같은 조건을 풀스크린 모드에서 적용했을 때는 61.2FPS가 나왔다. 포르자 호라이즌 5와 흑신묵시록(Black Myth: Wukong)도 비슷하게 약간의 상향이 관측됐다. 이는 UI·백그라운드 자원 최적화 덕분에 게임에 더 많은 리소스를 밀어줄 수 있었던 결과로 해석된다. 다만 배터리 지속시간에는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다고 테스트는 전했다.
아직은 미완성… 런처 자동인식 한계
그럼에도 현재 빌드는 다듬어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ETA Prime이 지적했듯 Xbox식 런처가 모든 설치 앱을 다 보여주는 것은 아니며, 스팀·에픽게임즈·EA 앱 같은 주요 게임 런처는 알아서 잡아주지만 모드 매니저나 모니터링 툴처럼 게이머가 자주 쓰는 보조 도구는 별도로 실행하거나 스팀의 비 스팀 게임 등록 기능을 통해 우회해야 한다. UI 커스터마이징 폭도 넓지 않아, 실제로 휴대용을 메인 PC처럼 쓰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빠르게 게임만 고르는 화면” 이상을 당분간 기대하긴 어렵다. 이는 인사이더 단계라는 점을 감안하면 추후 정식화 과정에서 개선될 여지가 있는 부분이다.
이준문 기자/jun@newsta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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